그동안 대전시 예산편성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산업·중소기업> 분야와 <과학기술> 분야의 예산이 인구가 비슷한 광주시 보다 월등히 많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2023년 예산편성에서는 대전만의 색깔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을 했다. 구약성경에도 나오는 이 말의 의미는 창조주께서 다 알아서 해주시니 내버려두라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상황에 맞게 바꾸고 고치고 만들고 하기 위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계획되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예산’은 지역주민의 여론 및 자치단체장 공약 및 지방의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즉 정책결정 과정에 의해 정책이 만들어지고, 그 정책을 숫자로 표시한 것이 바로 ‘예산’이다.
그런데, 대전만의 색깔이 있던 예산이, 2023년도부터 완벽하게 사라지고 있다.
2023년도 대전광역시 총 예산규모, 7조 5,401억 원
대전광역시가 지방재정공시 제도에 의해 공개한 2023년도 예산 총규모는 7조 5,401억 원이며, 광주광역시의 7조, 4,679억 원보다는 소폭 많은 편이다. 이중에 일반회계는 5조 4,772억 원, 공기업특별회계는 3,217억 원, 기타 특별회계는 7,626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2023년도 대전광역시의 세입재원별 예산을 보면, 경기둔화 등의 요인으로 전년도 대비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일반회계(5조 4,772억 원)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방세가 2조 521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고, 그다음이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이 1조 6,917억 원, 지방교부세가 1조 2,05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세입규모로는 광주시가 대전시보다 3,593억 원 많다.
대전광역시 전체예산규모는 광주광역시 보다 많았지만, 세입규모로는 광주시가 대전보다 3,593억원 정도 많았는데, 그 이유로는 자체적으로 거둬들이는 지방세가 광주시가 대전시 보다 2,233억 원 많았으며, 국고보조금도 1,968억 원 더 많았다.
지방세의 경우 2022년도에도 광주시가 대전시 보다 2,170억 원 높게 나타났으며, 보조금 규모도 광주시가 대전시보다 1,890억 높게 나타났다.
색깔 없는 2023년도 대전시 예산
2022년도까지의 대전시 예산편성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중소기업> 분야와 <과학기술> 분야의 예산이 광주시 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점이다. 2022년도의 경우 대전시의 <산업·중소기업> 분야 예산은 광주시 보다 1,513억원 많은 3,996억원을 편성하였으며, <과학기술>분야 또한 광주시 보다 714억원 많은 805억원을 편성했다.
이런 배경에는 대전시가 그동안 대덕특구의 과학기술 역량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산업·중소기업 분야에 대한 예산을 집중 편성하여 작고 영세한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고자 관련 예산을 집중적으로 편성해 왔던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2023년도 대전시 예산을 살펴보면, <산업·중소기업>분야 예산이 전년도보다 1,270억이 감소한 2,726억 원을 편성하여 광주시의 2,957억보다도 적다. <과학기술> 분야 또한 219억이나 감액한 585억 원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나, 대전만의 예산특징이 완벽하게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광주시의 경우 문화예술의 도시답게, <문화 및 관광> 분야와 <교육> 분야의 예산이 대전시 보다 월등히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