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초 코로나19 확진자의 지역 확산이 시작되면서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고 있던 대전시민대학, 배달강좌제, 연합교양대학, 인문고전읽기 특강, 독서정담 등 매월 5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던 각종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되었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개강을 학수고대하던 강사, 학습자, 직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진흥원이 평생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잠정중단 결정을 하게된 이유는 충분하다. 다수의 학습자가 특정 공간에서 대면수업이 불가피하고 연령대가 5,60대가 대부분인 감염 취약 연령대라는 점 특히 강사, 학습자들 가운데 수업재개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점 등을 고려하여 확진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프로그램 잠정중단을 결정했다.
그래도 대전시민대학 등 강사나 학습자분들의 심정은 그렇지 않나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지난 2월부터 강좌수업 준비와 중단을 되풀이 하면서, 잔뜩 화가나 있는 분들도 있는 듯 싶다. 어제 시민대학 앞에서 우연히 조우한 어떤 학습자는 본인의 유일한 낙이 이곳에 와서 수업을 듣고 강사와 학습자분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인데, 지난 2월부터 5개월여간 수업이 중단되면서 무기력감에 빠져든다며 수업재개를 강하게 희망하였다.
학습자분들의 심정을 생각해보면 그럴 법도 하다. 이곳 대전시민대학 등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학습자분들의 대부분은 나이 들어서 하는 공부가 재미있다고 말씀하신다. 이분들 중에는 음악, 미술, 요리 등 취미·교양·인문학을 공부하시는 분들도 있으며, 일부는 어려운 학문영역 또는 자격증에 도전하시는 분들도 많다. 분명한 것은 인생경륜이 쌓인 이후 나이 들어서 하는 공부가 학습자분들에게도 매력적인 아이템인 것이다. 학습자뿐만 아니라 강사분들에게도 큰 보람과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있다.
나이 먹어서 하는 공부에 흠뻑 취한 학습자분들의 열정과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이 먹어서 하는 공부와 새로운 관계형성을 통해 그동안 쌓인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있다는 분들도 종종 있다. 그렇다고 나이 들어하는 공부가 모두 수월한 것은 아니다. 노안이 찾아와 책을 보고 읽기에도 쉽지 않고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어렵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공부한다고해서 지식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대체로 과제물이 없어서 학습자 주도로 해야 하는 나름의 책임도 크다.
이런 가운데 재미있게 공부하던 수업을 5개월여 이상 전면중단 되었으니 얼마나 답답하실까? 최근에 뵈었던 몇 분들의 학습자분들은 하나같이 빠른 시일 안에 대전시민대학 강좌 등의 수업이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지금도 어떤 학습자분이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 같다’고 말씀 하신 게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우리모두는 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백신이나 치료제가 당장 나오지 않는 이상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의 복귀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펼치고 있는 많은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예전의 상황으로 복귀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점에서 코로나19 시대에도 강사와 학습자분들이 더 이상의 무기력증에 빠지지 않고 평생교육에 참여하고 기회제공이 될 수 있도록 지혜로운 방법과 대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대전시민대학 등 강좌 프로그램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평생교육 환경를 위한 대응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