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잇따른 돌연사는 강도 높은 노동환경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 28일 한국타이어 직원들의 돌연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 진행과정 설명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따라서,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타이어 생산공장에서 발생한 잇단 노동자의 사망은 노동환경과 관련된 직무관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연구소와, 대전공장, 충남 금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돌연사, 안전사고, 자살 등으로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직원 15명이 사망하면서, 뜨거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잇따른 돌연사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는 옛 속담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이미 오래전부터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있어왔고 주변 환경문제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원성을 들어 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의 산재 신청률은 동종 업체의 10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타이어가 그동안 산재를 공상으로 처리하는 등 일상적으로 산재를 은폐해온 정황마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2007년 사이의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특수건강검진 결과, 직업병 유소견자는 3년 동안 단 1명에 불과했지만, 동종 업체인 금호타이어의 경우 2005년과 2006년 사이에만 75명으로 나타나 사실을 뒷받침 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에서의 10여명이 넘는 노동자의 죽음은 여전히 산업발전, 성장우선주의에 내몰린 열악한 우리 노동자들의 후진적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해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근로감독과정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봐야 하고, 문제제기 이후 행정기관의 처리와 대책 마련이 신속하게 제대로 처리 되었는지 등의 행정 절차에 대한 감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특별근로감독 및 역학조사 과정에 시민단체 및 유족이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한점 의혹 없는 진상규명과 또다시 후진적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최소한의 요구는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중차대한 사안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한국타이어가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실망스럽다. 그동안 그래왔듯이 숨기고 외면하고 억압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노동부 태도 마찬가지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뒷짐만 지고 있다가 뒤늦게 서야 조사를 한답시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히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