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의 살림살이를 맡을 일꾼을 뽑는 6.2지방자치 선거가 끝났다. 먼저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을 거쳐 선출된 광역,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게 축하의 인사말을 드린다. 특히 실질적인 교육자치의 일꾼을 뽑는 첫 선거에서 당당하게 당선된 교육감과 교육위원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말을 전한다.
아울러, 풀뿌리 지방자치의 꽃이라는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남다른 관심과 열정으로 끝까지 완주한 모든 후보들에게도 찬사를 보내며, 당락을 떠나 지방자치 발전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동 노력해줄 것을 요청한다.
아쉬움이 적지않으나 이번 6.2지방자치선거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정책선거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4대강 사업을 비롯, 친환경 무상급식 도입에 대한 뜨거운 찬반논란과 더불어 세종시 논란은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도 남을 만했다.
특히, 우리 지역에서도 세종시 수정 논란이나, 도시철도 2,3호선 건설방법 및 노선유치 문제, 그리고 도시계획과 관련한 도시재생 이슈는 정책선거의 가능성을 보여준 뜨거운 이슈였다고 생각된다.
6.2지방자치선거는 이제 모두 끝났다. 이제 이 순간부터 민선 5기를 책임질 당선자들은 중앙정당에 예속된 정치인으로써가 아니라, 지역 유권자 1/4정도의 지지율 밖에 획득하지 못한 당선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자치행정을 펼쳐 나감에 있어 갈등과 증오가 아니라 토론과 협력의 거번넌스형 지방 자치를 만들어가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방자치가 위기라고 한다. 중앙정부는 권한 이양에 인색하고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지방자치법을 살펴봐도, 여전히 주민의 접근성과 일상적인 참여기회의 확대를 가로 막는 장벽이 수두룩하고, 다수 주민의 무관심은 토호 등 소수 지배엘리트 집단의 지방권력독점 현상만 키워오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집권이후 자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수도권 규제 완화와 행정도시 백지화, 그리고 각종 감세정책은 지방의 위기, 지방자치의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다가올 민선 5기는 무엇보다도 우리 지역의 문제를 주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고용, 교육, 보육, 노인 등 주민의 직접적인 삶의 질 문제를 지방정치를 통해 해결하려는 주체적 노력을 다해나가야 하며, 계층 간 지역 간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나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자치가 어려운 지역과 계층을 돌보고 지원해나가야지 역으로 어려운 지역과 계층의 희생에 기초해 형편이 나은 쪽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부익부빈익빈의 계층중립성을 상실한 성장개발주의로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민선 5기는 사면초가에 빠져있는 지방자치를 살리고 무너져가는 지방을 살리는 절호의 기회이다.
따라서, 지방이 먼저 변해야 한다. 단체장 중심의 지방권력구조에서 적극적인 주민참여에 기반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중앙정부와 중앙정치에 대한 의존성과 종속성을 탈피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야 한다.
아울러 주민들에 의한 견제와 균형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혁신하며, 거번넌스형 자치행정을 통해 부정과 독선 행정을 예방하려는 노력을 그 어느때 보다도 적극적으로 펼쳐 불신받고 있는 지방자치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당선자들은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제시한 많은 공약들을 지속가능하고 구체적인 이행계획 안에서 하나하나 추진해 나갈 것을 당부드린다. 특히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무관하게 제시되었던 무분별한 개발공약이나 헛공약으로 선정된 공약들에 대해서는 당선자 스스로 전면 재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철회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시 한 번 모든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오늘의 당선 기쁨에 앞서 4년후 임기가 끝나는 날 풀뿌리 민주주의를 착실히 가꿔나간 책임 있는 지역정치인으로서 존경받고 평가받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