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역은 대전과 호남을 잇는 또 다른 관문
서대전역은 대전광역시 중구 오류동에 위치한 호남선의 첫번째 철도역입니다. 1936년에 역사로 개설되었으며, 호남선과 대전선이 분기했던(지금은 대전선 폐쇄) 역이기도 합니다.
한 때는 대전역 일대에 이어서 서대전역을 중심으로 대전의 부심역할을 했으나, 대전의 도심이 둔산, 노은 등 서남부권으로 확장하면서 이제는 서대전역 활성화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서대전역은 한때 하루 10만여 명이 이용하는 우리나라 몇 안되는 철도역이었으나, 지금은 1만 명 미만의 승객이 서대전역을 통해 호남과 수도권, 충청권을 왕래하고 있습니다. KTX, ITX 등 다양한 열차가 정차하며, 서울, 광주, 목포, 여수 등 주로 호남권과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코레일의 철도역 이용객 통계를 보면, 2023년 9월 한 달간 서대전역 이용객은 총 28만 5천 명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은 9,5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대전역은 지난 9월 126만 7천 명이 이용해, 하루평균 43,214명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TX 호남선 대전 분기 실패와 서대전역의 쇠락
대전은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한때 교통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억새풀이 무성한 벌판(한밭)이었던 한적한 시골 마을에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가 분기하고, 이후 1970년대 경부선과 호남선 고속도로가 대전에서 또다시 분기하면서, 1905년 2천500명 남짓하던 대전시내 인구가 현재는 146만 명의 거대 광역시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교통중심도시라는 지위에 오랫동안 안주하면서,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었던 호남선 고속철도 노선에 대해서는 사전에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KTX 호남선 분기는 대전이 아닌 오송으로 결정 나면서 서대전역의 이용가치와 효용가치는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KTX 서대전역 경유와 호남지역 이용객 불편 문제
현재 서대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KTX는 주중엔 하루 10편, 주말엔 12편이 운행 중에 있으며, 이중에 2편은 서대전역~용산역을 출퇴근 용도로 운행하고 있어, 호남 방향과는 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이밖에도 서대전역을 경유하여 익산(전주)까지만 운행하는 KTX도 하루 4~5회 편성되어 있어, 호남선과 전라선을 이용하는 이용객은 익산역이나 전주역에서 환승을 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르며, 여수와 목포방향으로 가는 KTX는 하루 2,3회 정도만 편성·운행되고 있어 이용승객들의 불편과 불만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호남선 KTX가 오송에서 분기하지 않고 서대전역과 계룡역, 논산역을 경유할 경우, 오송분기 보다 최소 45분 이상 시간이 더 걸려 호남지역 KTX 이용객들의 불편과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대전, 계룡, 논산지역에서는 KTX를 더 증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호남지역에서는 이용객 불편을 이유로 오송분기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향후 굴곡노선인 대전~익산 간 구 호남선을 개량하여 직선화하게 된다면, 서대전역 경유 KTX의 운행시간은 지금보다는 대폭 축소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호남선 KTX의 서대전역 경유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호남방향 KTX의 서대전역 경유는 그래도 필요합니다.
적정편수의 KTX를 서대전역을 경유토록 하면 두 지역 주민들 모두에게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대전의 인구는 현재 146만 명으로 다양한 출신지별 분포를 이루고 있습니다. 과거 출신지분포 조사에 따르면 호남(27~28%), 영남(25~26%), 충청(38%), 기타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즉 대전시민의 30%인 50만 명은 호남을 연고로 하고 있어 두 지역주민들 모두에게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전에는 정부 3 청사를 비롯 대덕특구와 정부산하 공기업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계룡에는 육군본부와 논산에는 육군훈련소가 입지하고 있어서 업무 등의 방문이 잦은 지역입니다. 그런점에서도 적정편수의 KTX를 서대전역을 경유토록 하는 것은 대전과 호남 두 지역 주민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입니다.
KTX의 서대전역 경유는 호남고속철 활성화 및 수익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KTX의 서대전역 경유는 호남선 고속철도의 수익구조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며, 향후 호남고속철도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현재 서대전역을 경유(계룡역, 논산역 포함)하는 KTX 이용객은 지난 9월 기준으로 13만 8천 명, 일 평균 4,61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호남선 고속철도역 중에 광주송정역(13,133명), 익산역(8,113명) 다음으로 많은 이용객 수입니다.
특히 대전역의 경우 KTX와 SRT 고속철이 포화상태로 추가배정이 어렵지만, 서대전역의 경우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도 KTX 서대전역 경유 및 증설운행을 하게 된다면 수송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호남고속철 활성화 및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표> KTX호남선 2023년 9월 일별 역별 승·하차자 현황> (국토부 철도통계, 단위/명)
KTX 서대전역 경유는 호남지역 관광 및 충청권과의 교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KTX의 서대전역 경유는 50만 명에 이르는 호남을 연고로 두고 있는 대전시민들은 물론, 호남지역 주민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나아가 대전~호남 두 지역 간에 사회, 문화, 경제적인 교류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그동안 지지부진 하던 서대전~논산 간 호남선 직선화 사업이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의 시간 지체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