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는 5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백선엽 장군은 친일 반민족행위자가 아니라고 했다'는 것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광복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백선엽 장군과 관련된 광복회와 이종찬 회장의 입장은 '공은 공이고, 친일은 친일대로 평가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백선엽 장군이 일제 치하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해방되면서 영어군사학교에 들어온 이후 한국전쟁과 국군의 발전에 공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나머지는 국민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게 옳다는 입장"이라고 누차 강조했습니다.
광복회가 이렇게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박장관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게 된 것은, 박 전 장관이 전날 국회 정무위 전체 회의에 출석해 백선엽 장군의 독립운동가 토벌 행적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의 질의에 "내 이야기보다 광복회장의 이야기를 전하겠다"며 "백 장군은 본인(이종찬 회장)이 세 번 네 번 확인했는데 결코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아니었고, 광복군 선배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거기서도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아니더라고 (이종찬 회장이) 말했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전 광복회에서 나온 '친일반민족행위자명단' 책자를 보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이 책은 조사를 한 책이기보다는 광복회에서 해방 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자료를 근거로 친일 반민족행위자 리스트를 만든 책인데, 이 책의 명단에 백선엽이 빠진 것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국가의 보훈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보훈부 장관이 발언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부위원회에 출석하여 당사자가 하지도 않은 발언을 전하는 것은 자칫 국가의 공식입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최근 국방부와 육사의 홍범도 장군 등 독립유공자 흉상 이전 논란으로 국민적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결국 박 장관의 잘못된 주장은 국가보훈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관의 발언은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혼란을 야기하고 마치 백선엽 장군의 독립군 토벌 등의 친일행각에 대해 감싸거나 옹호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따라서 박민식 국가보훈장관은 국회 정부위에서 제기한 발언에 대해 당장 입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박장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보훈가족 뿐만 아니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