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동네 이야기

2023년 대전 0시축제에 대한 몇 가지 평가

by goldcham 2023. 8. 18.
반응형

 
 

대전 0시 축제라고 들어보셨나요?

 
노잼도시와 성심당, 엑스포로 유명한 대전시가 올해 처음으로 기획·추진했던 신생 축제랍니다.
 
2023년 대전 0시 축제는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출범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기획·추진했던 대전광역시가 실질적으로 주관하는 대표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대전 0시 축제는 지난 8월 11일(금)부터 17일(목)까지 대전역과 (구) 충남도청 사이 중앙로와 원도심 일대에서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대전 0시 축제가 끝나자, 지역언론들은 일제히 한 목소리로 대전 0시 축제가 당초 목표했던 100만 명 관람객도 무난히 넘은 것으로 전국적인 흥행을 기록했다면서 자화자찬에 푹 빠져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지 관광객이 얼마나 찾아왔는지 등의 자세한 분석은 앞으로 코레일 열차 이용객 및 도시철도 1호선 역별 이용현황을 분석해 보면 좀 더 자세하게 통계확인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존 대전광역시 축제 평가

 
올해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전 0시 축제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존 대전시가 주관했던 각종 축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는 대전을 ‘노잼도시’라고 이야기합니다. ‘노잼도시 대전’의 이미지는 오감(五感)을 함께할 꺼리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대전은 누가 뭐래도‘과학도시’입니다. 그런데 타지역에 살고 있는 지인이 과학도시 축제 하나 소개해 달라고 하면, 마땅히 소개할 게 없습니다.
 
물론 대전사이언스축제라고 있습니다만, 매년 콘텐츠가 바뀌고 대전시의 관심이나 지원도 미비하다는 불만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외 축제 또한 연속성이 없이 때만 되면 하는 일회성 축제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대전의 축제, 이렇게 된 데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축제는 생겼다 없어졌다 하면서,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한 대전광역시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10년 만에 다시 시작한 ‘이장우표 대전 0시 축제’


대전 0시 축제의 시작은 아픔이 있습니다. 지난해 인기가 좋았던 빵 축제 등 몇몇 축제를 폐지하고 일부 축제의 경우 규모도 줄이면서 시작된 게 이번 대전 0시 축제입니다.
 
대전 0시 축제는 사실 이번이 처음 시작된 게 아닙니다. 10년 전에 이장우시장이 동구청장일 때 추진했던 0시 축제를 다시 되살려 대전 대표축제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추진된 축제입니다. 10년 전에 했던 축제가 그동안 없어졌다가 이번에 재추진되었다는 점에서, 그럼 이후에 시장이 바뀌면 다시 없어질수도 있는 축제입니다.

하지만, 이번 축제를 관객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평가해 보면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도 많습니다. 먼저, 원도심 축제가 빈곤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전 0시 축제는 원도심 스토리를 보충할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대전 0시 축제장은 대전역에서 (구) 충남도청 사이 500미터가 넘는 중앙로 일대입니다. 대전발 0시 50분으로 시작하는 ‘대전부르스’ 노래의 주 무대였던 대전역과 바로 인접하고, 대전관광객 63.9%가 찾는다는 ‘성심당’이 위치하고 있는 바로 그곳입니다.
 
대전 0시 축제를 통해 스토리를 잘 만 구성한다면 전국에서도 차별화된 축제로 만들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습니다. 대전 0시 축제를 통해 어떤 이들은 대전의 시작점이었던 목척교와 중앙로를 거닐면서 과거의 대전의 향수를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젊은 친구들은 날마다 펼쳐졌던 K-POP 등 다채로운 거리공연과 먹거리를 통해서 나름대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원도심에 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1주일간 특수를 누렸던 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대전 0시 축제가 4년 후에 없어지지 않고 지속가능하려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 평가 및 지정편람을 참고해 보면, 정부가 지방의 각종 축제에 대한 지원을 하는 목적으로 지역축제가 자생력을 갖추고 지역에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문화관광축제 평가 지표로 콘텐츠, 조직역량, 지역사회 기여, 자체관리시스템 등이 있으나, 이중에 콘텐츠 점수가 40점에 이를 만큼 축제 콘텐츠의 차별성과 적합성, 그리고 콘텐츠 만족도 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특히 다른 지역 축제와의 차별성, 그 콘텐츠를 구현하기에 적절한지, 축제의 정체성 등의 콘텐츠 차별성과 장소성, 그리고 축제정체성 등을 가장 강조하여 평가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첫 대전 0시 축제에 대해서 진단·평가해 보고자 합니다.
 

‘대전 0시 축제’인데, 왜 0시에 하는 축제는 없어요?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축제 콘텐츠로는 수도권 등 타 지역민을 대전으로 유인할 수 없습니다. 대전시민들만의 축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대전 0시 축제가 지속가능하면서도 원도심 축제라는 콘텐츠의 색깔을 마음껏 낼 수 있는 축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첫 번째 대전 0시 축제 프로그램으로는 다음에 또 참여하고 싶은 지속가능한 축제로 평가받기에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원도심에서 벌어지는 대전 0시 축제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반면에,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K-POP 공연 등의 콘텐츠로로 채워졌기 때문에 그 한계는 분명해 보입니다.
 
축제가 끝난 후 대전시와 언론에서는 100만 명이 찾아왔다고 자평하기 급급하던데, 그 많은 예산(33억 9천+알파)을 쏟아부어 일주일 내내 K-POP 스타 등의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했는데, 그 정도의 인파는 당연합니다.
 
특히 스토리가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전만의 축제콘텐츠를 발굴하고, 대전 0시 축제 주제에 맞는 콘텐츠 발굴이 중요합니다. 특히 전국의 수많은 축제가운데, 성공의 바로미터가 주변 관광 콘텐츠와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주변의 오감(五感)을 활용해야 합니다. 오감은 우리에게 세상을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를테면 성심당, 먹거리 골목(칼국수, 국밥 등 각종 음식거리), 대전동물원, 엑스포, 대덕연구단지, 장태산, 계족산 등의 오감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와도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한화이글스와 대전하나시티즌 프로경기와 연계하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합니다. 수도권 젊은 층 및 가족단위 관광객 유치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코레일(0시 축제 전용열차 등)과의 연계, 대덕특구의 각종 국책연구소와 투어 콘텐츠를 공동발굴‧추진 등도 적극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시장님, 0시 축제에 정치색깔을 그렇게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조심스러운 의견이지만, 색깔이 없는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축제장에 누가 보더라도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붉은색 티를 입고 행사에 참석하고, 원도심 일대 전체가 붉은색 컬러로 디자인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포스터마저 붉은색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색깔은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대전 0시 축제를 자신의 정치적 색깔이 있는 축제로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습니다. 과연 이렇게 해서 0시 축제가 지속가능한 축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축제는 시민을 통합하고 지역을 통합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지요. 축제에 정치색깔을 입히는 순간 그 축제는 시민과 지역을 분할하는 축제가 된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요? 너무 과한 평가라고요, 제가 만나봤던 적지 않은 분들이 색깔을 지적했습니다.
 
축제시기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물론 남들 다할 때 하면 그것도 차별화된 축제를 만들 수 없겠지요? 하지만, 꼭 한여름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어르신 모시고 함께 축제에 참여하고 싶어도 너무 더워서 포기했습니다.
 
대전 0시 축제가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려면 차별화된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0시 축제만의 콘텐츠, 대전만의 스토리 기획을 위해 콘텐츠 시민공모전 등도 해보심은 어떨까 합니다. 이미 하시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사이언스페스티벌, 사진 헤럴드경제

 

과학도시 대전과도 연계해야 차별화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대전만의 축제, 차별화된 축제를 위해서는 과학도시 대전과도 꼭 연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수도권, 영호남 지역 주민들도 축제로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대전 시민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전국으로 아니 세계적으로도 내놓고 그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노릇, 기왕에 시작된 원도심 축제, 대전 0시 축제가 대전의 대표축제로 원도심을 상징하는 축제로 살아남으려면 행사가 아닌 추억을 남기는 축제, 다시 찾고 싶은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대전 0시 축제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억되고 다음 해에도 찾아오고, 특히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낭만이 있는 축제가 된다면 머지않아 성공한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이상.

* 축제가 끝났는데 어데 평가글하나 보이질 않아 잠깐 고민해 봤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