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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우리나라 부패방지제도의 TIPPING POINT

by goldcham 202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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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IPPING POINT의 개념

 
‘TIPPING POINT’란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오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즉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오는 ‘극적인 순간’을 의미합니다. 티핑 포인트는 사회, 문화,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티핑 포인트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한데, 작은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술, 특히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 등이 티핑 포인트의 발생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TIPPING POINT 사례 ; 2002 한일월드컵 개최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변화

 
사례를 하나 소개해보면, 우리나라가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매년 15,000명을 넘겨, 부정적인 외신보도가 쏟아지면서 국가적 이미지실추가 불가피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보행자중심의 교통정책으로 전환하고자 자동차 통행속도를 낮추고 자동차의 안전기준을 높여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대폭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즉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라는 TIPPING POINT(변화의 극적인 순간)가 있었기에, 2023년 현재 자동차 대수는 월드컵 때 보다 1,100만 대 가량 증가했지만, 교통사고사망자는 년 3천 명대로 줄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TIPPING POINT와 TURNING POINT

 
티핑포인트와 유사한 의미로 TURNING POINT도 있는데, 터닝포인트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사건이나 경험을 말합니다. 두 개념의 차이점을 굳이 말하자면 터닝포인트는 개인적 측면 또는 방향전환을 의미하고, 티핑포인트는 집단 또는 속도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2. 우리나라 부패방지제도의 TIPPING POINT

 
우리나라가 부패방지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민주화된 이후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시기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고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2001년 부패방지법이 제정되고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가 설치되었으나 공직자의 부패·비리 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이 지금의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에 해당하는 ‘공직자의 청탁수수 및 사익추구 금지법’을 처음 입법제안 했으나, 국회에서는 법의 적용범위가 광범위하고 위헌소지가 있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법제정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2015년 청탁금지법 제정의 TIPPING POINT

 
당초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낸 법안에는 2015년에 제정된 청탁금지법과 2021년에 제정된 이해충돌방지법이 모두 포함된 단일 법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이해충돌방지법안은 보류한 채 2015년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에 청탁금지법이 제정되었지만, 2016년 9월 시행을 앞두고도 청탁금지법 영향업종이었던 농·축·수산업계는 물론 언론 등 전문직종 종사자들의 반대여론은 거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탁금지법이 제정되고 시행될 수 있었던 TIPPING POINT는 무엇이었을까요?
 
 

첫 번째 TIPPING POINT는 청탁금지법 찬성여론이었습니다.

 
청탁금지법을 제정할 수 있었던, 첫 번째 TIPPING POINT는 청탁금지법 제정에 대한 국민여론이었습니다. 특히 국회가 청탁금지법 제정에 대해 미온적일 때도 언론이 부정적 기사를 쏟아낼 때도 청탁금지법 제정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면 우리 국민의 70% 이상이 흔들림 없이 지지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TIPPING POINT는 그랜저 검사, 스폰서검사, 벤츠여검사 사건

 
청탁금지법을 제정할 수 있었던 두 번째 TIPPING POINT는 2008년 그랜저 검사, 2010년 스폰서검사, 2011년 벤츠여검사 사건 등이었습니다.. 법조계의 잇따른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적 공분은 일으킨 것은 물론, 청탁금지법 제정의 당위성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이유인즉, 그랜저검사, 스폰서검사, 벤츠여검사 모두 변호사가 검사에게 고급자동차나 명품 등을 제공한 것인데, 당시 대법원은 ‘대가성이 없어 부정청탁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금품 등을 제공한 변호사와 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가성이 없어도 1회 100만 원, 회계연도 300만 원 초과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금지에 관한 법’을 2015년 3월에 제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부정청탁 거절 및 신고의무, 금품수수의 세부 기준, 강의사례금 기준 등이 청탁금지법에 포함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의 TIPPING POINT

 
2015년 청탁금지법이 제정된 이후 보류되었던 이해충돌방지법이 언제 제정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될 수 있었던 TIPPING POINT는 LH직원들의 내부 개발정보를 활용 부동산 투기를 한 사건이 공론화되면서부터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 등의 가족채용 비리가 잇따르고, 퇴직공직자에 대한 전관예우 문제 등의 새로운 부패유형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이 고조된 것도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할 수 있었던 TIPPING POINT 였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이해충돌방지법에 사적이해관게자 신고 및 회피·기피신고와 직무 관련 부동산보유·매수신고, 퇴직자 사적접촉 신고 등의 5가지 신고·제출의무가 포함되었으며, 아울러 직무상 비밀 이용금지와 가족채용 제한 등의 5가지 제한·금지행위 등이 포함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국민들의 부패에 대한 인식변화, 국제적 분위기 등이 TIPPING POINT

 
우리나라가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 등의 강력한 부패방지제도를 만들 수 있었던 TIPPING POINT는 위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부패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 청렴선진국들을 비롯 각종 국제기구의 움직임 등이 극적인 변화의 순간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은 부패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은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부패문제에 대한 공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OECD, UN 등 국제기구는 부패방지협약을 체결하고, 회원국들에게 부패방지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국제적 분위기에 발맞춰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은 우리나라의 부패방지제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법들이 공직자 생활규범으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국민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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