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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교통이야기

적자 눈덩이 지하철 또 깔자굽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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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자들이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지하철 1호선에 이어 도시철도 2,3호선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공약도 약방의 감초고, 단골메뉴다.
대부분 출마후보들이 치매라도 걸린걸까? 지하철 1호선 건설에 2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재원과 10년이 넘는 공사기간으로 인해 대전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불편과 고통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듯 하다.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굴레 속에 완공될 지하철 1호선은 대전도심의 동서를 가로지르며 매년 550억 내외의 순수 운영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BRT(급행버스체계 시스템) 전면도입 등 특단의 연계교통망이 도입되지 않는다면, 지하철 1호선 적자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광주지하철 1호선의 경우, 개통 2주년을 맞이하면서도 승객은 늘지 않고 있어 대전지하철 1호선은 돈먹는 하마가 될게 뻔하다.
여기에 더해 시내버스준공영제로 매년 200억원 이상 고스란히 시민의 혈세로 지원해 줘야 할 판에 대전광역시 1년 가용예산에 맞먹는 공적부조가 새롭게 생긴 것이라는 점에서 도시철도 2,3호선 추진계획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박춘호 시장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든 시장후보들이 당장 적자를 대체할 묘안을 짜내기 보다는 적어도 15~20년은 족히 걸릴 도시철도 2, 3호선을 추진하겠다고 앞다투어 밝히고 있다. 

2,3호선 건설비용, 시장 후보자들이 개인부담 한다면 모를까 

대전광역시장 후보자들은 2,3호선 건설공약에 앞서 1호선 적자문제 해소 방안이나 도시교통문제 해소방안에 대해 생각은 해본 것일까?
일부 후보의 경우 도시철도 2,3호선과 더불어 BRT시스템의 전면 도입을 약속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되는 도시철도 공사에다 BRT시스템까지 구축할 재원이 있기나 한 것일까?
고민의 시작이 기초를 겉 넘은 때문일까. BRT시스템 도입을 약속한 경우에도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한 추진계획을 밝힌 후보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대전시내버스는 92개 노선 902대가 하루 40만명의 승객을 수송하고 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190번 노선의 경우 1일 약 1만5천여명을 수송하고 있다. 지하철 1일 이용승객수가 3만명 수준이니 시내버스야 말로 대중교통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장 후보들이 시내버스의 활성화 방안인 BRT시스템을 외면한다면, 이는 도시교통문제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BRT시스템 도입과 도시철도 2,3호선 건설은 별개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전국의 거의 모든 지하철이 적자철이라는 오명이 붙어있듯이 지하철 개통이후 매년 550억 내외의 적자(대전지하철공사는 매년 330억 적자예상)로 인한 시민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04년 말 기준으로 지하철 부채는 5901억원으로 이미 매년 650억원씩 부채상환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민자상환(매년 650~700억원) 시기가 도래하게 되면, 대전시는 매년 지하철 부채상환을 위해 1300~1400억원을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결국 대전시의 재정운용 부담으로 이어져 시민의 삶의 질과 관련한 사업에까지도 차질이 예상된다.
잘 달리는 시내버스, 열 지하철 안 부럽다
지하철 1호선 적자문제 해소와 더불어 도시교통문제를 푸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지하철 1호선의 수송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계교통수단(보행권-대체교통수단(자전거 등)-시내버스(BRT시스템)-지하철)에 대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다.
대중교통의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시내버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운송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지 못한다면, 연계교통(보행권-대체교통수단(자전거 등)-시내버스-지하철) 체계의 붕괴와 더불어 지하철 1호선 적자는 더욱더 늘어날 것이며, 도시철도 2,3호선이 개통되기 이전에 대전시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대전시장 후보들이 지하철 1호선 개통 이후 적자보전 방안으로 15~20년은 족히 걸릴 도시철도 2,3호선 계획을 발표하기 이전에 단기간(1~2년)내에 시내버스 수송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급행버스시스템 등의 도입을 통해 지하철 이용시민 뿐만 아니라,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로부터도 대중교통이용 만족도를 높여, 승용차 이용율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후 대중교통 수요가 늘어나면서 BRT시스템 이상의 대중교통시스템이 요구될 때 도시철도 도입을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경제성 및 수요분석 등 타당성 분석 다시하자
대전광역시장 후보자들은 도시철도 2,3호선 계획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성 분석에서 가장 원시적인 기초자료가 되는 도시철도 수송인원 수요예측은 교통수단을 선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물론, 수송수요 예측의 실패는 곧바로 적자폭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수요예측이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 등 타도시 지하철 개통초기 예측치 대비 실제 수송인원의 비율을 보면, 서울지하철이 29%, 서울도시철도 24%, 부산지하철 32%, 대구지하철 22%, 인천지하철 27%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시철도 ㎞당 건설비용은 타당성을 검증하는 매우중요한 척도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축소되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도시철도는 가장 우수한 대중교통 수단 가운데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천문학적인 건설비용 때문에 전세계 많은 도시에서 BRT시스템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해왔다.
지하철 1호선 이후 2,3호선 도시철도인 경전철의 경우 ㎞당 49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몇 해 전에 건설된 말레이시아의 경전철 건설 사례를 보면, 이보다 훨씬 많은 ㎞당 650억 이상이 투입되었다. 또한 지하철 1호선 건설비용이 건설과정에서 50~100% 증가되었던 점(대전시 지하철 1호선 기본계획 발표시 1조2천억원→현재 1조9천억원 예상)과 계획노선 가운데 상당수가 도심을 통과하여 지하 또는 고가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본다면, 대전시가 예측하는 ㎞ 경전철 건설비용의 축소는 타당성 검토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의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다.
타당성 검토에서 가장 중요하게 검토되어야 것은 건설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공사기간이 단기간에 완료되어 시민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적정 수요에 부합하는 교통수단이 무엇인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도시철도 1호선 이후 적자를 최소화하고 연계교통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대전시장후보들은 도시철도 2,3호선의 추가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수송분담율을 자랑하고 있는 시내버스에 대한 BRT시스템 등의 특단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충분한 타당성 분석 없이 도시철도 2,3호선을 추진한다면, 건설비용이나 운영적자 등의 문제로 인해 대전시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지하철 이용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2,3호선 건설계획 발표에 앞서 보행환경을 비롯해 시내버스 운송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지하철과 연계시켜 수송율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중교통의 가장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시내버스 등의 BRT시스템 도입을 외면한 채 최소 10~15년이 걸리고 매년 550억 내외에 이르는 운영적자를 떠 않게 될 도시철도 2,3호선 건설만 고집한다면, 대전의 대중교통의 미래는 없으며, 도시교통문제도 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임을 대전시장 후보들은 깊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 칼럼은 대전시민과 전문가,지역활동가들간의 의사소통과 시민 공론의 장을 위해 <대전시민아카데미>와 <대전충남오마이뉴스>가 마련한 참여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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