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 있는 종합운동장의 명칭이 독특?
안산에는 우리나라 종합운동장 가운데 규모로는 열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운동장이 하나 있답니다. 지난 2006년 11월 시공사 과실 등 우여곡절 끝에 1,100억원을 들여 고잔역 인근에 3만5000명 수용 규모의 종합운동장을 완공했다고 합니다.
당시 안산시는 정식개장을 앞둔 10월 종합운동장 명칭을 위해 시민들 공모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처음 확정한 「안산종합운동장」이라는 명칭은 특색도 없고, 당초 시민 명칭공모 취지에도 부합되지 않아 당시 박주원 시장이 제동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안산와~스타디움> 명칭이 확정됩니다.
종합운동장 명칭을 무엇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상당히 추운 날씨에 새로만든 종합운동장에서 여자축구대회가 개최되었는데, 개회식을 위해 운동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선수들 및 관계자들이 오들오들 떨고 있는 걸 보고 박 시장은 "날씨도 추운데 축사는 짧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당시 현장에 있던 선수들을 비롯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와~"하며 환호성을 질렀고 순간 박 시장의 머릿속엔'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시장은 "관중의 함성 소리를 경기장 공식 명칭으로 쓰자"고 제안하면서 안산 종합운동장의 명칭은 '안산 와~ 스타디움'으로 확정하게 되었답니다.
안산시가 당시 낸 보도자료를 보면, 안산 와~Stadium의 ‘와(Wa)’는 경기장에서 시민이 하나가 되는 화합의 함성 목소리 ‘와~’에서 따온 명칭으로 '원더풀 안산(Wonderful Ansan)', '웰컴 투 안산(Welcome to Ansan)'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공공건축물 명칭 하나로 주목받는 안산와~ 스타디움
김춘수의 시 가운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공공건축물 또한 명칭 하나만으로 존재감과 그 의미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공공건축물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유의 장소이자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명칭과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많은 사람들의 소통, 커뮤니티의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주변에 있는 수많은 공공건축물의 명칭은 너무나 획일적이고, 권위적이며, 이용하기 불편한 곳이 수두룩 합니다. 여러분들 주변의 공공건축물을 상상해 보시면 아마도 대부분이 필자의 지적에 공감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안산와 스타디움은 명칭 하나로도, 친근감을 주고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저런 이유로 안산와~ 스타디움을 찾는 분들이나 그곳을 지나가는 분들도 명칭을 보고 듣고는 하나같이 이름하나 잘 만들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그만큼 공공건축물 명칭을 어떻게 정하냐에 따라 스토리가 되고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