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및 요금인상 후 오히려 승차인원 감소와 적자폭 증가
서울시가 시내버스 요금인상을 확정하자, 대전시를 비롯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없이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대전시는 지난 2005년 시내버스준공영제 도입과 2007년 도시철도 1호선 운행 이후 매년 수백억 원~수천억 원의 보조금을 업계와 도시교통공사에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도만 하더라도 대전시는 도시철도 1호선에 683억, 시내버스업계에 1,212억 원에 달하는 시민혈세를 적자보조라는 명분으로 지원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지원금 등을 포함 매년 수천 원에 달하는 각종 보조금을 도시철도 1호선과 시내버스 업계에 투입을 하는데도, 오히려 시내버스 및 도시철도 1호선의 적자폭은 커지고 하루 평균 승차인원도 오히려 줄어드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용시민이 느끼는 문제점, 구불구불한 노선과 긴 배차시간, 들쭉날쭉한 정시성
특히 대중교통수단 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시내버스(2019년 기준, 하루 42만명)의 경우, 시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구불구불한 노선과 너무 긴 배차시간, 그리고 들쭉날쭉한 시내버스의 정시성 문제를 가장 불편하다고 꼽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시성 문제가 야기되는 이유는 날로 악화되는 시내버스의 운행여건 때문입니다.
있으나마 나한 대전시내버스 전용차로
대전의 경우 다른 광역시와 달리, 세종을 잇는 brt(급행버스시스템)노선과 서남부권 2개 노선(도안대로, 도안동로)을 제외하고는 갓길전용차로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출퇴근시간(평일 오전 07~09시, 18~20시까지)에만 적용하고 있어 시내버스전용차로제는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갓길전용차로제의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전용차로제 운영시간만큼이나 불법주정차 단속 등 제대로 된 운영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지만, 대전시가 전용차로제 관리를 소홀히 한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니 있으나마 나한 대전시내버스 전용차로제란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입니다.
노선별 시내버스 배차대수, 부산 17.4대, 대구 13.5대, 광주 10대, 대전 9.8대
전국 광역시(부산/2,517대-145개, 대구/1,645대-123개, 광주/1,131대-113개) 가운데 대전의 경우 시내버스 운행대수(1,061대) 대비 노선수(108개)가 가장 많아 노선별 시내버스 투입대수가 9.8대로 전국 특광역시 중에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즉 대전의 시내버스 노선수가 시내버스 대수에 비해 과도하게 많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배차간격 등 시내버스 이용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핵심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전 시내버스 노선 배차간격은 지난 2019년도 대전세종연구원(이범규 연구원) 조사결과 평균 16.9분(외곽노선 제외)으로 서울시의 평균 10분, 부산시의 평균 12분에 비해서도 월등히 긴 편입니다.
심지어 조사대상 100개 노선 중에 21분 이상의 배차간격을 보인 노선만도 절반에 육박하는 44개 노선이나 되었습니다. 따라서 시내버스 증차 등의 특단의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시내버스 노선 중에 ‘의원님 노선’을 알고 계시나요?
비단, 이런 시내버스의 문제점이 대전광역시만의 문제점은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굴곡장대노선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시민편의보다 노선별 수익을 우선시했던 과거 관행과 정치인들의 치적을 우선한 과잉노선 유치경쟁이 초래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시내버스노선 중에는 국회의원, 시의원, 단체장 등의 ‘의원님 노선’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금의 대전시내버스 문제는 결국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시내버스 노선을 만들지 못한 대전시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대전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24.6%, 전국 꼴찌
앞에서 대전시내버스 운행실태에 대해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구불구불한 시내버스 노선과 긴 배차시간, 들쭉날쭉한 정시성, 있으나 마나 한 시내버스전용차로, 노선대비 적은 시내버스 대수 등은 결국 시내버스 이용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대전시내버스를 비롯 도시철도 등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전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25%대로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편입니다.
대전을 위한 특단의 시내버스 개혁을 촉구합니다.
하루 150여 대의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는 대전시의 교통여건은 향후 더욱더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전시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도시철도와 트램건설에 모든 운명을 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계는 분명합니다.
결국 대중교통의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시내버스를 살리지 않고 대중교통과 도시교통을 살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전시는 기존의 자동차 중심의 공급위주의 교통정책이 아니라, 대중교통 중심의 수요관리정책으로 대전환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시내버스 운행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서울시처럼 주요 간선축 도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적극적으로 확대설치·도입해야 합니다. 아울러 대전시가 검토 중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중심의 시내버스 노선개편과 함께, 좀 더 편리한 환승을 위한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주요 거점별로 설치·도입해야 합니다.
모쪼록 지하철 같은 시내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대전시와 관련 업계의 조속한 결단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