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대전현충원 앞길에 부여된 ‘홍범도 장군로’
2년 전 홍범도장군의 유해는 카자흐스탄을 떠나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습니다. 대전유성구청은 이를 기념해 현충원 앞 도로 2km 구간에 대해 홍범도 장군로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장우 대전시장, 권한도 없는데 왜 홍범도장군로 폐지 발언을 했을까?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뜬금없이 국립대전현충원 인근에 조성된 홍범도장군로에 대한 명칭변경을 언급해 현재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전광역시장에게는 도로 명칭 변경 권한도 없습니다.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시장이 홍범도장군로 명칭변경을 언급한 것은 역사인식 없는 윤석열 정부의 이념논쟁에 숟가락 하나 얹겠다는 심상이나 다름없습니다.
실제로 도로명 변경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시장 개인의 주장일 뿐, 명예도로 부여와 폐지는 구청장 고유권한”이라며 “특별자치시장의 경우는 가능하지만 광역시장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시장의 ‘홍범도장군로 폐지’ 발언, 참 뜬금없고 속 좁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현재 국방부와 육사가 추진하고 있는 홍범도장군 흉상 철거에 대해 국민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 텐데, 왠 뜬금없이 대전에 있는 홍범도장군로 폐지발언을 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시장의 ‘홍범도장군로 폐지’ 발언은 뜬금없고 속 좁아 보입니다.
이장우 시장의 과거 동구청장 시절이나 국회의원 시절을 상기해 보면 억지주장과 막말로 명성을 날리셨던 분이시니 이번 발언도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윤석열정부와 정부여당의 이념전쟁 논쟁에 동조하고 편승해 정치적 이익이나 얻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홍범도 가짜뉴스에 심취한 이장우 대전시장?
이장우 대전시장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현재 카톡 등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홍범도 장군을 깎아내리기 위해 만든 가짜뉴스를 그대로 믿고 권한밖의 대전의 홍범도장군로를 폐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번 홍범도장군로 폐지발언을 하면서, “공과 과를 명확히 재조명하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에 홍범도 장군 생애와 업적을 다시 조사해 공보다 과가 많다면 이 도로 이름을 폐지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시장은 “이념을 떠나 홍장군 행적을 검증해야 한다” 면서, “사실인지 아닌지 인터넷에서도 굉장히 많이 흐르고, 제 카톡으로도 받는 내용 보면 충격받을 내용들도 좀 있고요”라고 발언해 현재 카톡 등 인터넷에서 나돌고 있는 홍범도장군을 깎아내리기 위한 가짜뉴스를 그대로 믿고 있는 듯 한 발언입니다.
그동안 정부관계자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홍범도 장군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역사논쟁을 하더라도 치열하게 정확하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에 심취해 홍범도장군로 폐지 발언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갈등과 증오의 정치가 아니라, 토론하고 협력하는 지방정치가 되도록 노력해야…
민선자치 이후 역대 다섯 명의 대전광역시장들은 정당소속에 따라 간혹 강한 정치적 주장을 펼치기도 했으나, 갈등과 증오의 정치가 아니라 토론하고 협력하려는 지방정치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이장우 대전시장은 취임직후 부터 대전지역 국회의원 7명 모두 민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대전특별시 추진 관련 정쟁 발언 등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서슴치 않는 등 과거 국회의원 시절 막말정치인의 명성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듯이, 대전광역시장이 모범을 보여줘야 건강한 지역사회, 지역정치는 형성되고 작동되는 것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愛民)과 경세(經世) 사상의 기저에는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의 양극화 극복과 갈등과 증오의 정치가 아니라 토론하고 협력하는 거버넌스형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온몸주의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갈등과 증오의 정치가 아니라 토론하고 협력하는 지방자치, 지방정치를 기대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더 많다는 점을 이장우 시장은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