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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현안 모음

대전시 재난‧재해 대비태세 얼마나 잘 되어 있나?

by goldcham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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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천대교 아래 수위

 

 

대전은 전국에서도 가장 안전한 도시?

 

몇 년 전 새벽 대전에서는 천둥번개와 함께 100밀리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을 때 인명피해를 비롯 정림동 등 낮은 지대가 침수되는 등 많은 비 피해를 입은 바가 있었습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장마철이나 태풍이 올라오는 기간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비 피해를 비롯 재난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3년 올해도 충남 논산, 공주, 경북 예천 등지에서 많은 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19세에 대전에 와서 35년여를 살고 있지만, 그동안 큰 피해를 남겼던 재난재해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대전은 재난재해가 없는 도시 중에 하나입니다. 실제로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자연재해 피해통계(2013~2021)를 보면,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재산 피해액이 가장 적은 지역 중에 하나였습니다.

 

대전이 재난·재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도시인 이유로는 자연지리환경적 요인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동안 대전시가 재난·재해 정책을 잘 만들어 펼쳤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고, 대전 시민들 스스로 안전대책을 잘 마련했기 때문에 안전한 도시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갑천대교 일대 지도

 

대전시, 제2의 오송지하차도 참사 막기 위해 ‘지하차도 시설개선사업 추진’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전시는 관내 43개 지하차도 및 안전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습니다. 대전시는 이를 통해 충북에서 발생한 지하차도 관련 대규모 참사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시의적절한 대책일 수 있습니다. 홍도지하차도처럼 길이가 수백 미터에 이르는 시설이 앞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고, 갑천유등천 등의 하천에 바로 인접한 지하차도의 경우 언제든지 범람으로 인한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추진은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배수펌프 등의 시설의 유지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장마 및 태풍 등으로 인한 침수시기 이전에 사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안전시설이 보강설치 된다면 안전한 지하차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갑천대교 유성쪽 방면

 

문제는 대전의 갑천대교, 적은 폭우에도 범람위기 겪어

 

얼마 전 대전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후배를 만났을 때, 몇 해전 폭우로 정림동이 침수되었을 때와 한 달 여전 폭우 때의 갑천대교의 범람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당 100mm의 폭우만 와도 갑천대교 바로 아래까지 수위가 올라간다고 했더니 그 후배도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대전에서 많은 폭우로 하천범람을 이야기할 때마다 거론되는 곳이 주로 원천교와, 만년교입니다. 

 

필자는 월평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대전 갑천대교를 거의 매일 이용하게 되는데, 폭우때 마다 갑천대교 바로 아래까지 찰랑찰랑하는 하천수위를 보면서 폭우에 의한 피해예방을 위해 대전시가 가장 시급히 점검할 곳은 갑천대교 지역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갑천대교 아래 총 40여개에 이를 교각 및 퇴적물

 

대전 갑천대교, 무엇 때문에 범람위기를 겪나?

 

대전갑천 대교는 둔산 신도심과 유성을 잇는 대전의 주요 간선축 도로 중에 하나입니다. 많은 폭우로 갑천이 범람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범람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갑천대교 인근입니다.

 

갑천대교는 위 지도와 사진에서 보듯이 양쪽에 고수부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유성쪽으로는 대교아래로 2차선 도로가 개설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또한 갑천과 유성천이 만나는 병목지대에 위치해 있어 하천용수의 흐름이 정체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하천구조의 특징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2천 년대 초 넓게 조성된 고수부지와 고수부지 사이에 형성된 넓은 퇴적물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풀숲은 하천용수의 흐름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형태였습니다.

 

또한 이곳에 왕복 11차선 폭이 50미터에 이르는 갑천대교를 떠 받치는 총 40여 개에 이르는 교각이 빼곡히 박혀있어 하천용수의 흐름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지난 7월 14일 홍수경보가 내려진 만년대교<사진 대전시>

 

갑천대교 범람은 대전 월평동 일대 범람으로 큰 피해 초래 전망

 

몇 해전 갑천수위가 올라가 정림동 일대가 침수되었을 때, 갑천대교 수위는 바로 아래까지 찰랑찰랑할 정도로 위험에 처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큰 비가 그쳐 범람위기를 모면하기는 했지만, 갑천대교가 범람하게 된다면 둔산일대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지역은 갑천대교 바로 인근 낮은 지대에 대전도시철도 1호선의 월평역과 갈마역이 위치하고 있어 침수피해가 예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월평동 일대 누리, 황실 등의 수천 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물론, 낮은 지대의 둔산도심은 대규모 침수피해가 불가피합니다.

 

 

기후위기 변화 재난‧재해 예방대책도 무엇보다 중요

 

최근에 우리나라도 긴 장마와 폭우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지만, 미국 유럽 등의 경우 최고기온 48도의 폭염으로 상상 이상의 피해가 나타나는 등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언급한 갑천대교의 문제점의 경우 필자의 과한 우려와 걱정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말이 있듯이 더 늦기 전에 만전의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대전시 등 관계당국은 대전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는 인식에 안주하지 말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당장 갑천 대교의 경우 하천용수의 흐름 및 하천구조에 대한 점검부터 해야 합니다. 2천 년대에 설치된 고수부지의 높이와 넓이 그리고 하천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퇴적층에 대한 처리방안 등의 보다 본질적인 재난재해 예방 및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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