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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로 철저하게 수사했더니 집단항명 수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by goldcham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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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채수근 상병 사건 모두 아시죠?

 
지난 7월 19일,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폭우로 인한 수해 사태에서, 해병대가 수행하던 수중 수색 작업 중 채수근 상병이 사망한 사건을 말합니다.
 
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해당 사고와 관련하여 언론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으며, 윤석열 대통령도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면서, 강한 어조의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장이 철저하게 수사했더니, 돌아온 것은 집단항명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여론의 주목 속에서  채수근 상병 사건에 대해 한점 의혹 없이 수사를 했더니, 그 결과는 ‘집단 항명죄’라는 무서운 죄로 오히려 처벌을 받을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개정된 군사법원에 따라 군인사망 사건의 범죄혐의 수사 권한은 군수사대가 아니라 경찰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장관에게 보고 및 결제까지 하고 관련 수사자료를 경찰로 넘겼다고 합니다.
 
문제는 하루 만에 발생합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장관보고 후 관련자료를 넘기려 할 때,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특정인을 제외시키라는 압력을 받았지만, 박 단장은 잘못된 지시라 판단하여, 법령대로 관련자료를 경찰로 모두 넘겼던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정부와 군 불신으로 이어지는 사법 농단입니다.

 
해병대 수사단은 당시 조사에서 채 상병 사고가 '임성근 사단장 이하 해병대 지휘부의 총체적 지휘 책임에서 비롯된 사건'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런 수사결과에 대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은 7월 30일 오전 10시쯤에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에게, 같은 날 오후 4시30분쯤엔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수사단의 채 상병 사고 조사결과를 각각 대면보고 및 결제까지 하고 경찰로 관련자료를 넘겼던 것입니다.
 
특히,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하는 자리에는 해병대사령관, 국방부정책실장, 국방부군사보좌관, 국방부대변인 등이 배석했으며, 해병대 수사단장은 사단장 과실이 인정되어 경찰 수사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국방부대변인도 사단장까지 처벌범위에 포함되어 있어 국민들이 엄정하게 수사가 잘되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는 답변까지 했으며, 국방부정책실장은 수사결과에 대해 문제없이 잘되었다고 판단한다는 답변도 했다고 합니다..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에 대해 만족했던 국방부의 이런 분위기는 하룻만에 돌변하게 됩니다. 31일 오전 국방부장관 주제의 긴급회의에서 수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나온 이후부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과 수사단에게 각종 외압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에 대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故 채수근 상병 사고 조사 보고서 처리과정에서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일부 군 관계자의 혐의 내용을 빼라'는 취지의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사법농단입니다. 국민적 관심사안에 대해 수사단장이 수사결과에 대해 해병대 사령관과 장관까지 대면 보고·결제를 받고, 법령에 따라 경찰로 수사자료를 이첩하는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국방부 관계자가 사단장과 여단장은 빼고 현장에서 직접 지휘를 한 대대장 이하로 하라고 압박을 했다면, 이는 명백한 사법농단입니다. 
 

 

누구의 압력일까요? 장관보다 높은 곳은 어디일까요?

 
국방부 장관이 승인한 이첩자료를 국방부 관계자가 범죄혐의가 될 수 있는 특정인을 빼라고 압박을 했다는 게 여러분들 이해가 되시나요? 정치권 및 언론 등을 취합해 보면, 용산 대통령실이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천사고 당시 부대장이었던 임성근 해병대 사단장이 소령 시절, MB정부의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당시 선임행정관이 지금의 이종섭 국방부 장관, 비서관이 김태효 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 차장이라는 점에서 외압 의혹이 대통령실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이 개입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애초 해병대수사단이 했던 대로 수사결과를 경찰로 이첩하고, 한점 의혹 없이 수사하도록 하세요.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합니다.

 
결국, 국방부는 외압을 받아 원칙대로 임무를 수행한 수사단장을 해임하고 오히려 수사단장을 수사하고 있는 꼴입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은 해병대 수사단장 등에 대한 해병대의 보직해임 절차 진행과 집단항명죄, 직권남용죄 및 비밀누설죄 등에 대한 수사는 즉각 보류되어야 한다며, 군사기관의 독립성을 크게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권한과 책임의 관점에서, 故 채수근 상병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는 누가 보더라도 분명합니다. 안전에 대한 일말의 고려도 없이 무리하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해병 1사 임성근 소장부터 해임해야 합니다.
 
아울러, 한점 의혹 없이 수사하여 장관의 보고와 결제를 맡아 경찰로 이첩한 자료를 다시 회수토록 하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에 개입하여 수사결과를 바꾸려는 외압을 행사한 자가 누구인지 찾아내 일벌백계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故 채수근 상병 희생 관련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을 방지할 것을 천명한 마당에, 작금의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은 정부불신과 국방부의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한점 의혹 없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故 채수근 상병이 사망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도, 진상규명을 위한 경찰의 수사는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입니다.
 
먼저 고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저를 많이 응원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들과 대한민국 해병대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채수근 장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하였습니다.
 
또한 사건 발생 초기 윤석열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하셨고 장례식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및 국방부 장관마저도 유가족에게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여 엄정하게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젊은 해병이 죽어야만 하는가, 도대체 누가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를 해병대 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께 대면해서 직접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차례 수사 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고 저는 단호히 거절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오늘 왜 이 자리에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하였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입니다.
 
오늘 저는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합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하였고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 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의 군인의 억울함에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8월 11일 해병대령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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