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시공간 특성 진단
대전광역시는 그동안 대전천, 유등천, 갑천을 중심으로 이질성 강한 도시로 성장 발전해 왔다.
일제강점기 ~ 1970년대까지는 대전천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 이후 1980년대까지는 대전천과 유등천을 중심으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다.
1990년대에는 280만평에 이르는 둔산개발이 이루어졌다.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대전천과 유등천을 벗어나 갑천을 중심으로 도시개발이 본격화되었다.
2000년대에는 노은신도시 개발이 시작되고, 2010년대에는 서남부권 신도시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대전광역시는 대전천, 유등천, 갑천을 중심으로 도시의 성장과 확장이 이루어졌다.
이런 도시의 성장 흐름은 5개구 자치구 인구변화에서도 확인된다.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 대덕구에서 서구와 유성구 등의 서남부권으로 인구이동이 도시성장과 함께 가속화되었다.
1990년대 전후 대전 동구와 중구의 인구는 각각 31만명이었으나 2023년 4월 기준으로 동구가 219,272명, 중구가 225,688명으로 각각 10만명 가까이 인구가 감소했다.
반면에 서구와 유성구의 경우, 1989년 기준으로 각각 20만명, 8만명이던 것이, 2023년 4월 기준으로 서구가 468,561명, 유성구가 360,321명으로 각각 27만명, 28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원도심에서 신도시 지역으로 대전의 인구흐름과 별개로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전체적으로 대전광역시의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는 대전의 도시경쟁력 저하와 함께, 저출산노령화 사회 흐름이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 이래 대전광역시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023년 4월 기준으로 대전광역시 인구는 1,445,214명으로 나타나 한때 153만명까지 증가하였던 대전광역시 인구는 지난 10여년간 10만명 가까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도시공간에 따른 인구흐름의 가속화는 대전지역 사회, 문화, 교육, 의료 등 모든 지표에서 중구, 동구, 대덕구 등의 원도시 지역과 서구, 유성구의 신도시 지역간의 격차는 심화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대전세종연구원의 대전 자치구별 격차조사 결과 대전의 자치구간 격차는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문화기반시설 등 공공서비스의 제공측면에서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자치구의 성장동력과 거주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인구수, 지역내총산생액(GRDP), 재정자립도, 재정자주도, EQ-5D(건강관련 삶의 질), 스트레스 인지율 등의 지표에서는 격차가 크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전광역시의 성장과정
대전광역시는 1945년부터 현재까지 5개의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 초기도시화 시기 (1945~1960년대)
- 산업도시화 시기 (1960~1985년대)
- 광역도시화 시기 (1985~2000년대)
- 후기도시화 시기 (2000년대~현재)
- 쇠퇴기 시기 (미래)
첫째, 1945~1960년대를 「초기도시화 시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대규모 피난민이 유입되고 영호남 지역에서도 인구유입이 이루어지면서 대전시 인구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원도심 일대 상권이 형성되고 성장했다.
둘째, 1960~1985년대를 「산업도시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고도경제성장으로 인해 1,2산업단지와 대덕연구단지가 만들어졌으며, 이로 인해 중구와 동구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인구가 급성장했다. 이를테면, 1960년대 대전시 인구는 23만명에 불과했으나, 1985년에 87만명으로 증가하였다.
셋째, 1985~2000년대 대전은 「광역도시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인구 및 도시공간이 외연팽창 했다. 1988년 서구청이 신설되고, 1989년 유성구와 대덕구가 유입신설되면서, 2000년대 대전광역시 인구는 137만명이나 되었다.
넷째, 200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후기도시화 시기」로 평가된다. 이를테면, 급격히 증가하던 인구가 감소하고, 도시내부의 계층화와 계급화가 가속화되는 등 2017년 150만 수준으로 인구성장 둔화가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대전광역시의 미래는 「쇠퇴기 시기」로 분류할 수 있다. 예를들어 Voting with feet, 노령화, 인구감소, 도시재생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서 Voting with feet는 이동이 자유로워 지면서, 시민들 선호에 따라 더 나은 지역으로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도시후기화 시기」 대전광역시 특징
일반적으로 「도시후기화 시기」 특징으로는 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산업이 쇠퇴하고 서비스업이 증가한다. 또한, 빈곤과 범죄가 증가하고 도시의 기반시설이 노후화되기 시작한다.
현재 대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후기화 시기」에 나타나는 특징으로 아래와 같은 문제들을 열거할 수 있다.
첫째, 그동안의 대전 도시성장 과정에서 시민들의 중요한 관심은 먹고사는 문제나 도시인프라 구축 등에 관심을 가졌으나, 「도시후기화 시기」로 접어들면서 시민들의 관심은 점차 삶의 질, 안전, 환경, 문화, 공동체 등의 의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둘째, 과거에는 지역의 주요의사결정을 주로 토호기득권세력, 기성정치세력, 소수행정관료가 지배하였으나, 「도시후기화 시기」로 접어들면서 자발적 시민그룹, 지역/계층/계급의 참여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셋째, 과거에는 엘리트, 정당, 노조, 시민운동, 투표와 같은 재래식 정치적 참여 도구의 의해 이루어졌으나, 「후기도시화 시기」에는 소집단 민원, 청원, 소환, 인터넷 등의 비제도적인 수단의 정치참여가 확대된다. 대표적으로 자발적 조직활동이 증가하고, 여성이나 노인의 정치참여 및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띤다.
「후기도시화 시기」 대전지역사회의 역할
「후기도시화 시기」는 도시가 고령화되고 경제가 쇠퇴함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후기도시화 시기」는 도시의 재생과 재건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대전광역시는 「후기도시화 시기」를 기회로 삼아 도시의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다.
「후기도시화 시기」는 도시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마지막 단계이지만, 도시의 재생과 재건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런점에서 대전광역시는 「후기도시화 시기」를 기회로 삼아 도시의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다.
첫째, 시정전반에 시민참여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견인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과 평생교육 등의 시민교육을 제시하여, 자발적인 그룹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과제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민들 스스로도 권한과 책임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관객민주주의가 아닌 참여민주주의 구현될 수 있도록 기반과 토대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환경오염 문제를 개선하고, 동서격차 및 빈부격차 문제도 해소해야 하며, 문화예술을 활성화해야 한다.
넷째, 인구산업구조 경쟁력의 동반 하락 방지를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사회보장제도 확대와 지역산업구조의 장기적인 재편 등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위해 지역의 물적, 인적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적극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건강한 지역공동체와 시민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전지역사회의 장점은 극대화 하고 단점은 최소화 하고, 갈등과 증오보다는 토론하고 협력하는 지역사회 문화 형성할 필요가 있다.
「후기도시화 시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과의 합의와 실천이 중요하다. 범 지역사회 차원의 노력과 행동이 뒷받침된다면 「후기도시화 시기」에 당면한 과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대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