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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다반사

직접 만들어먹는 ‘김밥 예찬’

by goldcham 202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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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집에서 직접 김밥을 만들어 먹는다. 휴일 또는 외출을 할 때나 입맛이 없을 때 동네 슈퍼에 가서 김밥 재료를 하나하나 사다가 기본김밥, 참치김밥, 계란말이 김밥 등 다양한 종류의 김밥을 만들어 먹는 것을 즐긴다.

 

김밥을 만들어 먹는 데는 타고난 손맛이나 특별한 재주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김밥을 만들 때는 그 잘날 마나님의 손도 빌리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깊은 손맛을 필요로 하는 시금치무침이나 시간이 없어서 가끔 손을 빌리는 경우는 있지만, 가급적이면 내 손으로 직접 김밥 재료를 사다가 다듬고 준비해서 김밥을 정성껏 만든다. 타고난 손맛, 재주 보다는 시간적 여유와 정성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김밥을 집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한 특별한 기억은 없다. 아마도 누구나 그랬듯이 아이가 어릴적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소풍을 가거나 작은 행사를 할 때 김밥 또는 주먹밥을 가끔씩 만들어서 보내고 남은 것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내가 우리집 김밥 담당이 된 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부부도 젊은 시절 맛벌이 생활을 했기에 가사 일에 대한 분담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으며, 그렇다고 부부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나누어져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나는 집안일 가운데 설거지, 청소, 재활용 및 쓰레기 버리기 등의 음식 이외의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김밥을 직접 만들어서 가족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만으로도 가사분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여 나를 보호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바쁘단 핑계로 평소에 하지 못하는 가사책임을 김밥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하는 수단인 셈이다. 특히 처갓집에서 가까이 살면서 이것저것 얻어먹거나 가져다 먹는 것이 훨씬 많다보니 김밥을 만들 때면 반드시 한통은 처갓집으로 보내드려 장인, 장모, 처제까지 한 끼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기에 가족연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밥을 만들어 먹는 과정에 재미가 있다. 주로 김밥은 주말이나 휴일 등 주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우리 부부가 동네슈퍼에 가서 다양한 종류의 김밥재료를 사다가 준비하고, 가족들이 좋아하는 종류의 김밥을 만들곤 하기에 김밥 만드는 과정이 곧 쉼이자 즐거움의 연속이다.

 

나에겐 김밥에 대한 의미 있는 특별한 추억도 있다. 지난 2017TJB대전방송의 당신과 한끼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방송에서도 소개되었지만 집에서 김밥을 만들어 텃밭에 가서 노동하는 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다.

 

나에게 김밥이란?

 

가족과 함께 나누어먹는 따뜻한 한 끼 식사이며, 과정의 즐거움을 통해 일상의 여유와 쉼을 느끼게 하며, 아울러 다함께 나누어 먹음으로서 가족연대를 느끼게 해주고 특별한 지난 날의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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