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동네 이야기

대전 동서격차와 균특법 제정

by goldcham 2020. 3. 30.
반응형

대전광역시청

혁신도시가 유일하게 없는 수도권 이외 지역인 대전·충남 지역에 혁신도시를 만들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지난 6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하 균특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세종특별자치시 조성에 따라 인구가 격감하고 있는 대전시에도 혁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 셈이다.

 

지난 2004년 제정된 균특법에 따라 전국에 총 10곳의 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대전·충남 지역의 경우 정부3청사와 행정도시 조성 등의 이유로 혁신도시 조성 대상에서 제외된바 있다. 하지만 대전과 충남지역만 공공기관 이전 혜택 등을 받지 못하게 되고, 세종시 조성이후 대전, 충남 등의 인근지역의 인구의 급격한 유출로 인해 역차별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그동안 대전·충남지역에서는 균특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전은 예로부터 넒은 들판이라는 의미로 오래전부터 한밭이라 불리었으며 太田으로도 불리기도 했다. 1905년 경부선 개통과 1914년 호남선 개통 이후 대전은 교통의 요충지로서 급격한 인구증가를 가져왔으며, 1970년대 대덕연구단지 조성, 1980년대 정부청사 이전 등의 과정을 거쳐, 1989년 대전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광역도시로 발전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과거 지역발전(regional development) 개념은 도시의 외연확장이라는 성장 중심의 도시공간과 경제발전이 주된 관심사였으며, 이를 위해 신도시 개발과 낙후된 지역에 기업유치, 클러스터 조성이나 공공기관 유치 등과 같은 조치들이 이루어졌다. 특히 대전지역의 경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각종 노력 보다는 서남부권 중심의 신도시 개발 등의 외연팽창에 중점을 두는 도시계획 수립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였다. 이러한 지역발전 정책은 도시공간 및 경제적 관점에 치우침으로써 통합적인 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은 견인하지 못한 채, 중구, 동구, 대덕구 중심의 원도심과 서남부권 중심의 신도시간의 양극화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전 원도심 기능의 쇠퇴는 과거 원도심이 갖고 있던 사회·문화적 응집력을 떨어뜨려 지역사회 공동체를 저하시키는 배경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원도심 지역은 빈곤화 과정을 겪으면서 구매력이 낮은 계층과 고령자가 집중 거주하는 지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민선지방자치가 본격화 된 것은 19954대 동시 지방자치선거를 통해 시작되었다. 그 당시 이미 둔산신도시 개발이 완료되던 시점으로, 어쩌면 지방자치 시행과 함께 대전의 원도심 공동화 문제나 동서격차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도시 내 지역 간의 격차문제는 공간 및 계층 불균형 문제와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면서, 대전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중에 하나였다. 특히 대전지역의 자치구별 격차문제는 도시, 교통, 교육, 환경, 문화, 주거 등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 하는 데에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대전 지역 내 동서격차문제 해소를 위한 뽀족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분야별 지표에서 나타난 격차는 더욱더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균특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동서간 쏠림 현상에 따른 불균형 문제로 시름하던 대전시의 입장에서는 지역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균특법 개정 이후 대전혁신도시 조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대전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원도심 지역을 혁신도시로 지정하여 수도권의 각종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쇠락하는 원도심을 활성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동서격차 지표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 원도심 지역에 혁신도시가 조성되고 공공기관 이전이 이루어진다면 쇠락하는 원도심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동서 불균형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근거법은 마련되었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먼저 혁신도시 조성 명분과 논리를 만들어 대전시가 애초 계획한대로 원도심 지역에 혁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전국 10곳에 조성된 기존의 혁신도시가 지방분권, 분산, 균형발전이라는 명분만 강조한 나머지 허허벌판에 신도시로 조성하여 이런저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번 대전혁신도시의 경우 원도심 안에 혁신도시를 조성하여 공공기관과 기업을 유치하여 공동화 문제를 해소 하려는 목적에서의 차별화된 접근이라는 점도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국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충북, 전북 등 전국의 7개 중소도시 입지의 혁신도시 유입인구(2012~2016) 실태조사에서 유입인구 총 116,193명 가운데 수도권 유입인구는 22,618명에 그친 반면에 해당지역 도시의 원도심 지역 유입인구는 68,93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어 혁신도시 조성이 오히려 해당중도시의 원도심 공동화 문제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타나났다. 그런점에서도 전국 첫 원도심지역에 설치하려는 대전혁신도시는 균형잡힌 도시공간을 만드는 모델사업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따라서 대전시는 이번 기회에 원도심 정책에 대해 새롭게 판을 짠다는 각오로 그동안의 원도심 정책 전반에 대해 세밀하게 점검하고 대전의 동서 격차 문제와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금홍섭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원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