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별 신뢰도 조사에서 1위는 항상 소방관이다.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희망직업군 조사를 하면 항상 상위권에 오르는 직종이 바로 소방관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직업군별 신뢰도 조사에서 1위는 항상 소방관이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2009년 모 언론사 주관의 일반 국민들 대상 직업군별 신뢰도 조사에서 소방관이 1위를 차지했다. 2,3위가 간호사, 환경미화원, 교사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반면에 정치인들은 늘상 그랬듯이 최하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경우 119 구급대는 4분마다 한번꼴로 출동한다는 조사도 있다. 시민 80명당 1명꼴로 119서비스 이용했다고 한다. 119는 국민의 친구이자 부모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들 소방관들의 처우나 근무여건은 어떠한가? 이들 소방관들은 항상 위험에 처해있다. 화재발생 현장, 구조현장에 그 누구보다도 빨리 도착해 사고를 수습하는 이들은 항상 부상 등 그 이상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은 외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1년 전국 소방관 3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소방방재청의 통계에 따르면, 조사대상중 5%인 1,452명이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진단을 받았고, 소방공무원중 39.7%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국회의 2011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7월까지 26명의 소방공무원이 자살하고 소방공무원 5명중 1명이 임용 5년내에 사직한다는 사실은 우리사회가 외면했던 이들 소방관들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증명해주고 있다. 또 어떤 조사에 따르면 소방관의 직무스트레스가 경찰과 해경보다 훨씬 크다는 조사도 있고,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58세에 불과하다는 자료는 결코 과장되거나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소방관들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힐링지원 시스템 마련되어야 한다. 일본 한신대지지인후 정신건강센터(마음의 Care센터)를 설립 운영하여 소방관들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소방관 가족들도 무료로 이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미국이나 UN에서도 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여 소방관들의 상처를 보듬고 심리상태까지도 꼼꼼히 챙기면서 이들의 상처와 심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고 있다고 한다.
조속한 시일내에 국가차원의 법적, 제도적 지원시스템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사고를 당했을 때 119소방관들에게 의지했듯이 소방관들과 그들의 가족이 입은 마음의 상처와 망가진 몸을 의지하며 힐링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시스템을 보다 시급히 만들어주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소방방제청을 독립시켜 소방 장비를 선진화하고 인력 증원 및 직급의 국화직화를 통해 처우개선 등의 조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외에도 소방묘역조성과 공상 3년 이후 국비지원, 그리고 순직군경에 소방관을 포함시켜 줄 것 등의 국민의 친구이자 부모역할을 해주고 있는 소방관에 대한 처우를 대폭 개선해 주어야 할 것이다.
더이상 우리사회는 소방관들의 아픔과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 주는 일이야 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국민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