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이 되는 시내버스 승강장’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즈음 무척 덥지요. 자주는 아니어도 시내를 나갈 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 승강장에서 시내버스 기다리는 게 너무 힘이 드네요.
공공데이타 포털에 따르면, 현재 대전에는 2,459개의 시내버스 승강장이 있다고 합니다. 이중에 지붕이나 가림막이 있는 유개승강장은 1,852개가 설치·운영 되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서울, 인천, 대구 등의 대도시는 물론, 수원, 경주, 김포, 여수, 제천 등의 중소도시에도 설치되고 있다는 냉난방이 되는 시내버스 승강장은 대전에는 아직 한 곳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하네요.
이를테면, 하루 승강장 이용객이 5천 명이 넘는 승강장, 또는 환승이 이루어지는 주요 승강장을 대상으로 이런 냉난방이 되는 승강장을 우선적으로 설치한다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쾌적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겠지요.
하루 이용객이 가장 많은 대전시내버스 승강장은 ‘복합터미널’
대전시 통계에 따르면, 하루 시내버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승강장은 복합터미널 승강장으로 하루 평균 10,2017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대전역(8,219명), 은하수네거리(6,865명), 충남대학교, 유성온천역7번출구 정류장 순이라고 합니다.
이상에서 언급한 시내버스 정류장의 경우, 대전도시철도1호선 갑천역의 하루평균 이용객 1천 명 남짓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상당히 많은 승객이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용객이 많은 시내버스 승강장을 우선적으로 선정해서 냉난방이 되는 승강장을 설치한다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는 물론, 장기적으로 대중교통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점점 진화하는 시내버스 승강장, 대전시는 왜 못따라가나?
냉난방이 되는 시내버스 승강장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서울이나 대도시도 아니고, 충북 제천시 였다고 합니다.
2천 년대 초 대전시도 이런 시내버스 승강장 설치를 검토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서울시, 인천시, 대구시, 김포시 등 전국적으로 시내버스 이용편의 증진을 목적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진화하는 승강장이 도입·운영되고 있습니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이미 10곳에 이런 ‘스마트쉘터’라는 이름으로 정보안내기를 비롯 온열의자,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갖춘 스마트형 승강장이 설치되어 있답니다.
지하철 같은 시내버스, 꿈같은 이야기일까요?
대전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대중교통수송분담률 꼴찌 도시입니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목청껏 외치지만 대중교통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시내버스 이용률은 매년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내버스 승강장부터 냉난방이 되는 스마트형 승강장으로 바꿔 보면 어떨까요?
냉난방이 되는 승강장을 설치하는데 많이 비용이 소요되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에 설치한 대구 등지의 사례를 보면 개소당 1억 미만의 예산이 들어갔고 유지관리비도 그렇게 부담될 정도는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승강장에 원격 통제기능을 갖춘 고성능 냉·난방 시설 및 에어커튼, 자동문과 안전을 위한 CCTV, 자동심장충격기(AED) 등이 설치 및 비치되어 시내버스 이용시민뿐만 아니라, 다목적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저의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1990년대 「「꿈의 도시 꾸리찌바」의 저자이신 박용남 선생님께서, 브라질 꾸리찌바의 대중교통 혁신사례를 소개하시면서, “왜 우리나라 시내버스는 지하철처럼 만들 수 없냐”라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냉난방이 되는 스마트형 승강장을 도입하면, 폭염·한판·미세먼지 등에 대비한 쾌적한 대중교통 이용환경을 만들 수 있고, 시내버스 이용 시민들에게는 쾌적한 환경 및 편의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내버스 이용을 늘리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