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자 농사가 풍년인가 봅니다.
왕년에 대전 중앙시장과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야채·과일 유통업을 하셨던 장인어른께서 사다주신 감자 한 박스와 고향 안동에서 수확했다며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감자 한 박스에 마누라 친구(로컬푸드 라온아띠)가 보내준 감자 한 박스까지 뒷 베란다가 감자 창고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삼시세끼를 감자로 때웠답니다. 감자를 먹으면서 지난해 운 좋게 기회를 얻어 독일 등 북유럽을 여행기간 내내 삼시세끼 주식으로 먹었던 독일 감자 생각이 나더군요. 그러고 보니 독일에서 먹었던 그 많은 음식은 기억에 없고 질리도록 먹었던 감자 기억만 있네요.
최근에 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 집 식구 세 가족도 강제로 집밥을 먹을 기회가 많아졌답니다. 덤으로 요리할 기회도 배가 되었고요..
물론 이런 스페셜한(?) 요리는 저의 몫 인지라, 유튜브 보면서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어릴적부터 좋아했던 ‘감자볶음’, ‘감자조림’, ‘감자전’에 이어서 오늘은 드디어 이전부터 해 보고 싶었던 ‘감자 짜글이’에 도전을 해보았답니다. 그냥 냄비에 넣어서 쪄서 먹는 감자는 요리가 아닌 거 아시죠? ㅋㅋㅋ
지난 2월부터 이런저런 요리도전에 이젠 웬만큼 마누라 흉내도 내고 있답니다. 설탕 1큰술, 소금 반 큰술, 고추가루 3큰술 하는 기준이 아닌 눈대중으로 대강 털어 넣어서 간을 맞추는 실력(?) 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남편이 부엌에서 요리를 하면 마누라는 거실 소파에 누워서 항상 지켜본 답니다. 겉으로는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도 요즈음 ‘삼시세끼’의 차승원 증후군(?)에 빠져 있는 마누라 눈에는 내 요리가 눈에 차지 않겠지요.
그래도 아들은 뭐든 맛나게 먹습니다. 어릴 적부터 아빠가 해주는 요리는 모두 맛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아들이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가끔 슈퍼 심부름 보낼 때면 너 먹고 싶은 것도 사 오라고 풍족하게 ‘아빠 인심’을 쓴답니다.
제목이 좀 과하네요. 매주 금요일만 되면 모든 걸 내 팽개치고 차승원 씨가 나오는 ‘삼시세끼’ 방송에 푹 빠져 있는 마누라가 질투 나서 과한 소리 했네요.
오늘도 우리 마누라 한 소리 합니다. “손이 왜 이리 커, 조금씩만 좀 해봐”
그러게요. 처음 요리를 시작 할 때는 2~3인분 정도 생각하고 시작하는데, 왜 요리를 끝내고 보면 항상 큰 냄비 한 가득히 될까요? 왜 이러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