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엑스포과학공원, 전국 유일의 과학을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엑스포)가 끝난 뒤 그 시설과 부지를 국민과학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조성된 국내유일의 과학을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과학공원이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시설이자, 대전시민들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대표적인 시민공원이었다. 이런 엑스포과학공원이 정부로부터 청산명령을 받았으니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10여차례의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및 정상화를 위한 각종 대책 및 용역에도불구하고 980억원이 포함 된 과학공원의 자산만 축냈다는 이유로 결국 청산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엑스포과학공원은 전국유일의 과학을 주제로한 과학을 체험하고 교육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익적 시설임에도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해서 청산결정 내려진 것은 아쉬움이 크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청산결정을 내리면서 전문가들을 비롯해 대전시민들의 의견한번 듣지않고 청산결정을 내린 것 자체도 납득하기 어렵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대전을 과학도시로 인식하고 있다. 아무래도 수십여개에 이르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민간연구기관이 밀집되어 있는 대덕연구단지나 엑스포과학공원을 떠올렸을 것이다. 문제는 93년 대전엑스포 개최이후 정부나 대전시가 엑스포과학공원에 대한 특단의 활성화 방안을 찾지못하면서 정부로부터 청산결정을 통보받아 무능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대전시가 정부로부터 청산결정을 통보받은 직후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을 위한 보다 확고한 원칙과 향후 일정을 발표하지 못하면서, 각종 억측이 난무하는 등 지역민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최근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으로 엑스포 기념 정신과 과학공원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바이오산업, 과학체험시설, 관광레저시설, 게임 영상 및 상업·업무시설을 유치하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국책사업과 민자유치를 통해 사업성과 공익성이 보장된 대안을 마련한다는 복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공약으로 내걸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이 이를 책임지고 총괄할만한 기구가 없는데다 대략적인 윤곽조차 마련되지않아 대전시가 그나마 기대학고 있던 국책사업 유치를 통해 엑스포과학공원을 기술금융, 전시컨벤션기능 등이 결합된 비즈니스 콤플렉스로 회생시키겠다는 발상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함께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의 자연녹지지역을 상업용지로 전환해 토지의 효용도를 높여 국책기관이나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는 입장까지 내놓고 있으나, 이 또한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개발이익만을 꽤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디 대전시는 눈앞의 이익에 얽매이지 말고 이번 과학공원 청산결정을 계기로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은 조급하게 찾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시민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위해 중장기 플랜을 세우고 시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차근차근 모아가는 속에서 특단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먼저,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이 과학을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전국 유일한 공간이라는 점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과학공원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이나 시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엑스포과학공원이 작금의 상황에 이른것은 정부의 책임 또한 크다는 점에서 정부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여론형성도 중요하다. 이와함께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나 민간자본은 물론, 외국자본 까지도 유치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향은 과학을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큰 틀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이를위해 정부와 대전시, 엑스포과학공원, 지역 정치인, 시민사회의 중지를 모으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