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준비를 하고 있는데, 등록되지 않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를 받았더니 서울의 모 언론사(처음 듣는 이름)의 경영이사라며 언론사 이름으로 주최하는 혁신대상 시상식이 7월에 대관이 어렵다(어렵지 않은데)는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나를 교육부문 대상자로 선정하고 싶다면서, 대뜸 대상을 받을 의양이 있냐고 묻는다? 헉!...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었지만 차분하게 한마디 했다. ‘별로 관심없습니다~~’ 그랬더니 ‘내 알았습니다’ 하고는 전화를 뚝 끊는다. 경험상 이런 전화에 궁금해서 일일이 응답하면 대부분의 결론은 대상드릴테니 다만 경비 등의 최소한의 행사비용을 위해 광고 또는 잡지 몇 부 구독신청을 해 달라는 거다.
어이가 없다. AE~C
말로만 듣던 ‘언론,단체의 상장 장사’라는 비판 기사가 문득 떠 올랐다. 연말·연초만 되면 넘쳐 난다는 언론사 주관의 각종 시상식, 가요대상도 연예대상도 아닌 밑도 끝도 없는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 기업 등에 뿌려대는 이런저런 명분의 상장들...
최근 KBS의 보도를 보니 모 국회의원의 경우 32개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고 한다. 막말, 갑질, 외유성 출장을 다녀와도 상관없이 명분도 없이 무슨무슨 대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상장이 남발되다 보니 당사자들이 직접 참석하여 상을 받는 경우보다 보좌관이나 타인이 대리수상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상을 받고 100~300만원까지 광고협찬금을 주최하는 언론, 기관에 후원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권 관계자들끼리 한자리에 모여 상을 주고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심지어 한명이 같은 기관에서 1년에 두 번씩이나 상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정직과 청렴이 습관이 되어있다는 핀란드에서는 공직자에게 명예박사학위 수여도 뇌물로 간주하면서 공짜는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한다. 핀란드 국민들은 ‘부패발생은 곧 국민들의 부담’이라는 인식도 가지고 있어 세계 1,2위를 다투는 청렴선진국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물론 모든 상이 그런건만은 결코 아니란점을 강조하고 싶다. 권위 있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상훈이나 공적여부를 꼼꼼하게 따져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상들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적 쌓기에 몰두하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는 정치권 스스로의 자성과 함께, 상업적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언론·단체의 각종 시상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냉정한 감시와 비판을 통해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