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형 학력인정 시설인 대전시립중고등학교가 개교될 예정이다.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는 지난 2018년도 ‘대전광역시 교육행정협의회 합의사항’에 따라 배움의 시기를 놓친 시민들에게 평생학습을 통한 자아실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전광역시, 대전광역시교육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협력하여 설립·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공공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는 중등과정(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진학 등의 지속적인 배움을 이어가는 교육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아울러 학습자 개개인에게는 자아인식의 변화와 정서기능 발달, 자기효능감 향상 등의 긍정적 변화는 물론, 더 나아가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학습으로 형성된 공동체가 학습의 결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면서 신뢰, 사회적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성인학습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는 대전시 동구에 위치한 구)대전산업정보학교를 활용하여 들어서게 된다. 이를 위하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대전광역시교육청으로부터 구)대전산업정보학교를 매입하였으며, 현재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용도로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 및 운영기준’에 따라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구)대전산업정보학교 리모델링 공사가 약 1년 정도 소요되므로 당장 올해는 중구 대흥동 임시교사(校舍)에서 개교하게 된다. 임시교사는 대전평생교육진흥원과의 근접성, 원도심 활성화 및 성인학습자 교통 편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도심에 위치한 건물을 임차하여 사용하고, 각종 실습실의 경우 대전시민대학의 실습실을 공동 사용할 계획이다.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에는 강당(체육장 겸용), 작은 도서관, 평생학습 상담실, 일반교실, 식당, 보건실, 음악실, 컴퓨터실, 휴게실, 창의체험 활동실 등 여러 시설이 들어서게 되며, 이런 시설들은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에 참여하는 성인학습자 외에도 지역사회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여 ‘지역사회 평생학습 공유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사전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공공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수요는 대전광역시 전체 인구의 약 10.8%(131,312명)으로 조사되고 있다. 성인학습자의 학력인정 또는 평생학습에 대한 수요는 학습자의 개별적인 특성과 가변적인 학습요구 때문에 정교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대전 지역의 학력인정에 대한 잠재수요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결혼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북한이탈 주민 등의 신문해층이 증가하는 특수한 상황들을 고려하면 성인을 위한 학력인정 학교는 더욱더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전 지역은 세종, 충남을 포함하여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 유일하게 민간형 1개교가 있어 학력인정을 원하는 시민들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는 중학교 과정의 경우 만 16세 이상의 초등학교 졸업자 또는 이에 준하는 자격 소지자, 고등학교 과정의 경우 중학교 졸업자 또는 이에 준하는 자격 소지자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하여 ‘교육소외 시민의 학습권과 안정적인 학력인정 기회’를 확보하고, ‘민간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과 차별화된 교육복지 서비스’ 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학교 규모로는 중학교 과정 6학급, 고등학교 과정 6학급, 총 12학급 390명을 모집하여 운영할 예정이며, 수업연한은 시간적, 경제적 제약 등으로 인하여 학교교육의 기회를 상실한 성인학습자에게 단기간에 중등 교육과정 이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여름·겨울방학을 수업일수로 활용한 1년 3학기제를 도입하게 된다. 성인이 다니는 학교라 하지만 교원의 경우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국·공립학교의 교원과 동일한 자격(교원 자격증 소지자)을 갖추어야 하며, 사립학교법에 따라 공개전형의 방법을 통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채용되어 현재 개교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는 단순히 학력인정교육을 위한 시설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문해교육’과 ‘학력인정교육’을 아우르는 <문해 및 학력인정 교육기관>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시민이 학력을 취득하고 직업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기초역량을 체득한 이후에 민주시민으로서 주체적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사회 성장을 위한 시민참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교육기관>으로서 기능까지 담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한다. 어린 아이시절에는 모방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지고,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인 가르침을 통해 배움의 양은 커지고 지식은 깊어만 간다. 이런 배움이라는 학습과정을 통해 인간은 비로소 무엇인가를 해낼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비단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학습자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형으로 개교되는 학력인정 대전시립중고등학교가 더욱더 기대되는 것이다.
(재)대전평생교육진흥원 금홍섭 원장(중도일보 2월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