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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다반사

내 마음속의 김선건 교수님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by goldcham 201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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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민단체에서 일한지도 벌써 18년차에 이릅니다. 시민운동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 채 지역에서 좋은 일 해보겠다고 환경운동연합 공채시험에 응시하게된게 지금까지 시민운동에 몸담게 된 첫 시작이었습니다.

 

내 마음속의 김선건 교수님은 고 늦봄 문익환 목사님이셨습니다.

나름대로 시대를 고민하며 나의 삶을 그렸던 대학시절 접하게 된 고 늦봄 문 익환 목사님은 1976년 3.1 명동사건을 계기로 투옥되신 이래, 환갑의 나이에 시작하여 전후 6차례에 걸쳐 76년 전 생애 중 자그만치 12년 동안을 감옥에서 늙어 가셨던 그분의 삶에 저는 쉽게 매료되었답니다.

그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어떻게 그렇게 끊임없이 힘든 걸 알면서도 스스로 도전할 수 있나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문목사님의 노력이 있으셨기에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 시대에 살 수 있는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저는 지금도 확신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라면 저렇게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하는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문 익환 목사님을 한번 뵌 적도 없고, 면전에서 그분의 말씀을 직접 들어본 적도 없었지만, 그분이 떠나셨던 1994년 1월 22일 무슨 혼이 씌었는지는 모르나 돌연히 그분을 가슴속에 묻어두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그 분을 떠나보낸 며칠 후 저는 대전환경운동연합에 첫 출근하게 되었고, 이후 어느 봄날 행사장에서 뵈었던 김선건 교수님의 첫인상은 고 늦봄 문익환 목사님 그대로였습니다.

 

당신 스스로 고행(苦行)의 길을 걸으시며 비주류 삶을 사셨던 분…

당신은 당시 민주주의민족통일 대전충남연합에서 공동의장을 맡고 계셨습니다. 어쩌면 국립대 교수로서 존경받으며 좀 더 편안한 삶을 사시는 것도 일반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셨을텐데, 당신 스스로 고행(苦行)의 길을 걸으시며 비주류 삶을 사시는 것 자체가 저에겐 너무나 신선했고 위대해 보였습니다.

그 첫 만남 이후 당신은 자주는 아니셨지만 모자를 쓰시고  밝은  미소를 지으시며 저 앞에 나타나시곤 하셨죠. 가끔은 넉넉한 사랑을 보여주시는 아버지처럼, 때론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시는 형님처럼, 그리고 언제나 의연함을 잃지 않으시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당신의  삶은  언제나 한결같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렇다고 당신이 항상 빛나는 자리에 있었던건 만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시민운동을 하는 후배들이 어려울 때 항상 용기를 주시기도 하셨고, 후배들의 고민을 나누어주시기도 하셨으며, 심지어 후배들의 당신에 대한 충고마저도 너그러이 진정성 있게 받아 주시기도 하셨답니다.

그래서 필자가 생각하는 당신은 내 마음속의 고 늦봄 문익환 목사님이셨던 것입니다.

 

당신이 살아오셨던 도전하는 삶을 원없이 고개 숙여 흠모하겠습니다.

당신은 너무나 순수하시고 열정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1984년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부임이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에 적극 참여하셨고, 1989년 전교조대전지부가 만들어질 즈음엔 스스로 전교조 대학회원으로 가입하여 탄압받는 선생님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셨습니다.

이후에도 민주주의민족통일 대전충남연합 공동의장과 대전충남 통일맞이 겨레모임 공동의장을 역임하시며 후배들과 함께 이땅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 하셨습니다. 뿐만아니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과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를 맡으시며 척박한 대전지역 시민운동에도 초석을 다지는데 기꺼이 참여하고 행동하셨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2004년부터 대전을 에워싼 산길을 이어 하나의 ‘둘레길’을 만들어 보자는 당신의 구상에서 출발한 대전둘레산잇기 운동을 제안, 대전의 문화, 생태, 환경의 의미를 수 많은 시민들과 함께 생각하는 기회도 제공해 주셨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만드신 삶은 도전 그 자체셨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대학에서의 정년은 이제 막 끝마치셨지만 지난날 도전하는 삶속에서 당신이 보여주셨던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 인간해방의 의지와 지역을 위한 실천은 우리지역 운동역사의 자랑이자, 그렇게 되고픈 필자의 미래 우리들의 미래라고 자부합니다.

저는 당신이 살아오셨던 도전하는 삶을 원없이 고개 숙여 흠모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의 부끄러운 삶에 대해 항상 반성하고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전하고 또 도전하겠습니다. 너무나 순수하시고 열정을 가지신 당신처럼 말이죠…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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