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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대전은 어떤 도시이며,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일까?

by goldcham 2011.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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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은 어떤 도시이며,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일까? 대전에 25년 살고, 18년동안 시민운동을 하면서 항상 스스로 자문해 봤던 질문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강의를 할 기회가 있을 때면 항상 그들에게 질문해 보지만, 그럴때마다 듣는 답변은 과학도시, 교육도시, 교통도시, 환경이 좋은 쾌적한 도시 등 너무나 뻔한 답변만 돌아온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대전은 다른 대도시와 달리 출신지별(영남-호남-충청), 계층별(연구단지와 비연구단지), 공간별(신도시와 원도심) 이질성이 강한 도시이다.

반면, 사회적으로는 영남, 호남, 충청이라는 출신지별로 조화를 이루면서 지역 공동체의식과 지역주의가 약하고 특정 집단에 의해 지역 정치, 경제, 시민사회가 휘둘리는 토호기득권세력의 부재로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공받으면서 외지인이 와서 살기에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재조업체 수가 가까운 청주시 보다도 적어 생산기반 시설이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국책 및 민간연구소가 모여 있는 대덕연구단지와 3청사, 그리고 상대적으로 많은 대학을 비롯 과학 및 지식기반의 산업 시설이 집적되어 클린 도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대전의 성장과정을 들여다보면 100년전 일본인에 의해 도시가 만들어졌고, 1950년대 한국전쟁과 6,70년대를 거치면서는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과 영호남지역에서 새로운 인구가 대거 유입되었다. 이후 경부고속도로의 개통과 연구단지의 조성은 지금의 대전을 만드는 성장 원동력이 되었다.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와 정부 3청사 이전, 그리고 둔산신도시 개발과 2000년대 KTX개통은 대전이 과학, 행정, 교육이 중심이되는 도시로 성장하는데 주요한 근간이 되기도 했다. 그런반면에 대전 도시성장 동력의 대부분이 지역 스스로 만들었다기 보다는 외부요인에 의해 주로 이루어졌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전은 다른 도시에 비해 역사적 토대와 뿌리가 취약하지만, 강과 산, 그리고 호수가 공존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만큼 둘레산과 3대하천, 그리고 월평공원 등 도심공원을 보존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구전되고 있는 지역관련 이야기와 유적지를 기록 보존하는데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려야 할 것이다.

현재 대전에는 ‘교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시민만도 5천명에 달하는데도, 지역사회를 연구하는 제대로된 민간 연구소하나 없을만큼 지역정체성 형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지역사회 연구성과는 부재한게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행정도시 건설과 과학벨트 조성에 따라 대전은 또다른 갈림길에 서 있다. 세종시 배후 중부권 거점도시로의 위상을 찾고 만들기 위한 나름의 준비를 지금부터 하지않는다면 대전의 미래를 결코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

세종시 조성을 계기로 행정도시에 수 많은 외국인들이 업무 및 관광을 위해 찾아오고 전국 수학여행단의 필수 코스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단지와 공주, 부여 그리고 서해안을 연결하는 관광벨트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고 행동해야 한다.

당장 과학도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과학과 관련한 대표축제도 발굴하고, 각종 행정에도 과학도시 이미지를 녹여 들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출신지간 벽을 허물고 연구단지와 비연구단지간 이질성과 원도시와 신도시간의 격차도 극복해야 한다. 갈등과 증오의 지방자치가 아니라고 서로 소통하고 토론하는 협치형 지방자치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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