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동구 산내 골령골 제2학살지에서 6.25 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희생자 유해와 암매장지가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새롭게 확인된 매장지는 그동안 훼손이 심해 사라진 것으로 보고 발굴을 포기했는데 지난해 봄, 극적으로 유해 일부가 드러나 지난 7일 발굴 작업을 시작했던 곳입니다.
대전산내 민간인학살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 직후였던 6월 28일부터 7월 16일까지 대전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사상범 등을 우리 군인과 경찰이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로 이송 후 집단 학살하고 암매장한 사건을 말합니다. 암매장된 인원만도 미국립 문서보관소나 당시 종군기자보도, 당시 학살에 가담했던 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 보면 적게는 4천 명에서 많게는 7천여명에 이릅니다.
진실화해위원회와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지난 7일 골령골 제2학살지에서 개토제를 시작으로 11일 4일째 유해 발굴 작업을 하고 있는데, 1950년 7월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학살되었던 민간인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구덩이를 확인한 것입니다.
발굴단들이 흙더미를 걷어내자마자 지표면에서 10cm부터 치아는 물론 허벅지 뼈 등 희생자 유해가 무더기로 드러났습니다. 유해와 함께 여러 개의 고무신, 칫솔, 4열 단추, 버클, 틀니, M1 소총 탄두와 탄피, 권총 탄두와 탄피 등도 출토되어 해당지역이 민간인 학살지였음을 가늠케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대전산내 민간인학살지는 총 8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발굴지인 제2학살지는 2개의 구덩이가 형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길이가 200m(폭 4m, 깊이 2m)에 달하고 다른 하나는 최대 40m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굴과정에서 200m로 보이는 구덩이는 확인했지만, 나머지 40m 구덩이는 드러나지 않아 훼손돼 사라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지난해까지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는 1,441 구로 확인되고 있으며, 골령골 희생자 수가 최소 4천 명에서 최대 7천 명으로 증언되고 있는 만큼,, 아직도 더 많은 유해가 골령골 일대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애초에 2020년까지 전국의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합동추모시설 등의 추모 평화공원 조성을 약속했지만, 예비타당성 검토 지연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조> 대전산내 민간인학살 사건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