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진화씨와 결혼한지 20주년이 되는 날, 1994년 2월 어느 날 대학졸업과 함께 취업을 위해 찾아갔던 대전환경운연합 옆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김진화씨를 운명처럼 만났다.
첫 만남의 기억은 없으나 옆 사무실, 이후엔 같은 사무실을 뒤 썩어 지낸지 5년만인 1999년 11월 어느날 몸이 아파 출근을 못한 나이든 총각이 안스러웠는지 김진화씨가 김밥 두줄을 사들고 관저동 아파트로 찾아왔고, 그것이 수갑이 되어 결국 2000년 5월 14일 결혼하고 평생을 약속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지금은 가족이 하나 더 늘어서 3가족 오순도순 살면서, 항상 감사해하며 서로의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어리버리 초보 남편시절 철없는 선배님들의 지령과 세뇌에 가끔 어부인께 ‘반항’을 하기도 하고 이후에도 몇 번 ‘삐침’을 표시한적이 있으나, 철(?)이 든 이후로는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아니 ‘반항’과 ‘삐침’을 밖으로 단 한번도 표출한 적이 없었다.
아직도 몇몇 결혼 선배분들은 술자리에서 싸워야 참다운 부부가 된다고 강조하지만, 그 또한 부부간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씀이시고, 20년 살아보니 싸우지않고 대화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행복한 가정의 밑 바탕에는 늘 ‘순종’과 ‘존경’이 있다는 모 선배의 뜻 깊은 말씀을 성인들의 말씀 삼아 살고 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예전에는 가끔씩 찾는 고향집 구들방(솔직히 화장실이며 모든 것이 불편)에서의 잠자리가 편안했지만, 결혼을 한 후 몇 해 지나지 않은 어느날부터 고향집 구들방도 불편해질 만큼 타향살이가 익숙해지고 나도 모르게 김진화씨의 남자로 대전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결혼 20주년을 통해 겨우 깨우친 ‘순종’과 ‘존경’의 마음 소중간직하고 따를 것이며, 특히 대전 첫 NGO커플인 만큼, 지금까지도 늘 그랬듯이 항상 이웃과 주변을 살피고 생각하며 사는 책임 있는 부부가 될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