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가 지난 8월 23일부터 24일 양일간 과학도시인 대전 유성(세븐팩토리)에서 60여명의 시니어 주니어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과캠프』를 개최했답니다. 물론 저도 참석했구요. ‘사과캠프’ 좀 생소하시죠? 말그대로 사랑에 빠진 과학캠프랍니다. 희망제작소가 애초 프로그램을 기획한 취지대로 과학을 매개로한 시니어와 주니어라는 세대간에 멋진 공감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먼저 저를 소개해야겠네요, 저는 21년차 시민운동가입니다. 얼마전까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일하다가 두달전에 그만두고 현재는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 사과캠프에 참석할 수 있었던것도 잠깐 쉬면서 힐링의 기회가 필요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희망제작소 희망캠프에 시니어 대표(?)로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두 번 다시 경험할 수 없는 행운이었습니다.
제가 속했던 조는 ‘판타스틱 G3’ 조였답니다. G3조는 말 그대로 시니어, 주니어, 다음세대라는 의미로 조이름을 만들었으며, 제가 속한 조에는 시니어를 대표해서 저 이외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노홍구 선생님과 주니어를 대표해서 별명이 수달이고 예의범절이 아주 밝은 친구 백인호, 항상 웃음을 잃지않고 도전적인 친구였던 이유진, 평소 걱정이 많지만 항상 웃으며 노력하는 친구 송기연, 처음 만남은 생소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가 무르익었던 한현수 등 총 6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이분들은 제 머릿속에 기억에 남고 그날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할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사과캠프 무박 2일을 같이하면서 “지식이 없는 인성은 부족하지만, 인성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라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났습니다. 최근에 우리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인성부족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의 한 단면들을 표현한 말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번 사과캠프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였던 시니어와 주니어간의 만남을 통해 지식이 강조되는 과학만이 아니라 시니어의 인생경험과 과학 이외의 인성 등의 인문학적 사고가 내포된 ‘적정기술’의 과학을 강조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캠프취지에 부합하는 무박 2일이었는지 또는 저의 역할은 적절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과캠프 무박2일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음에는 틀림없습니다. 프로그램 취지대로 세대간에 멋진 공감의 시간이기도 했구요.
솔직히 저는 10여년전 고등학교에 강의갔다가 좋지못한 추억(?) 때문에 요즈음 10대 친구들에 대한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10년이 흘러 사과캠프에서 다시만났던 미래세대는 항상 밝고 당당하고 진지했으며, 무엇이든 부딛히고 도전하면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명석한 친구들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당시에 제가 강의자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너무 쉽게 학생들을 만난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후회를 지금와서 다시 하게 만들었답니다.
지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시민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가장 소중한 점은 갈등과 증오의 지역사회가 아니라 토론하고 협력하는 거버넌스형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의 사적 가치가 우선되는 사회가 아니라, 자본의 가치 집단의 왜곡된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공공의 가치가 우선되고 공동체의 삶의 가치가 우선되는 그런 따뜻한 사회 말이지요.
지난 무박 2일간의 사과캠프가 지향하고 추구하려고 노력했던 지향점도 어쩌면 제가 꿈꾸었던 그런 사회의 모습이지 않을까요. 적정기술은 단순히 지식과 고도의 과학만이 접목된 그런 기술이 아닌 구성원 누구나 공동체 문제에 대하여 자유롭게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공공토론의 절차적 과정과 더불어 공동체의 가치가 구성원들에 의해서 지지받는 그런 과학이야 말로 적정기술의 가장 올바른 모습이지 않을까요?
사과캠프 첫날 “적정기술이란 소외된 90%의 사람들을 위한 수단이다. 이를테면, 가난한 사람, 빈민촌, 농촌 등 좀더 더 적은 자원을 활용하고 환경에도 덜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일컫으며, 아울러 적정기술은 노동집약적 기술을 말한다” 라는 문지현 아이브릿지 대표님의 말씀을 다시한번 상기시켜 봅니다.
최근에 사회혁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각종 혁신을 구호처럼 외치고 있습니다. 혁신에 대한 해석은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제해석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무한한 상상과 도전, 장난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에 핵심 가치는 ‘대중적공유’라고 봅니다. 아무리좋은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그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라면 그 시대의 진정한 사회혁신이라고 보기 어렵겠지요.
그런점에서 적정기술은 사회혁신과 닮은 꼴이 많았다고 봅니다. 아울러 지난 무박2일간의 ‘사과캠프’도 닮은 꼴이 많은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먼저 30년차된 시니어와 이제 10년차 밖에 안된 주니어의 만남을 시도했으며, ① 공감하기, ② 문제정의, ③ 아이디어내기, ④ 피드백이라는 이그나이트 과정을 통해 적정기술에 대한 적용과 절차적 과정을 경험했으며, 특히 참가자와 참석자들로부터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점입니다.
대덕특구에는 2만여명의 석·박사를 비롯 총 5만 6천여명이 각종 연구시설 및 기관에 종사하고 있으며, 1,400여개의 각종 국책·민간 연구기관을 비롯 관련 기업체들이 입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단지와 비연구단지간의 이질성이 너무나 커 지역사회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은 대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과학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해주시고 대전에서 추진토록 장을 마련해주신 희망제작소 관계자분들께도 깊이 감사인사 드립니다. 다음에 또 다시 이런 프로그램이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랩도 가져 봅니다.
다시한번 이런 소중한 기회를 접하게 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