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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현안 모음

일론머스크(Elon Musk)와 트럼프(Trump) 갈등, 엡스타인(Epstein) 폭로로 격화 양상

by goldcham 202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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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이의 갈등이 '엡스타인'이라는 이름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들의 관계는 과거 협력적이었으나 여러 사건을 거치며 악화되었고, 최근 머스크가 트럼프를 겨냥해 "트럼프가 엡스타인 파일에 있다"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갈등이 격화되었다.

 

1. '엡스타인'의 의미와 배경

 

'엡스타인(Epstein)'은 원래 독일계 유대인의 성씨로, 독일의 도시 '에펜슈타인'에서 유래한 지명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 이름은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되었다. 제프리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 착취 및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된 인물로, 자신의 막강한 부와 인맥을 이용해 수많은 미성년 소녀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그의 섬에서는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연루된 파티가 열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9년 체포되어 재판을 기다리던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의 범죄와 그와 연관된 인물들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일론 머스크가 언급한 '엡스타인'은 이러한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된 미공개 파일 또는 고객 명단을 암시하며 트럼프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머스크는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공범으로 지목된 기슬레인 맥스웰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유출한 고객 명단은 없으며, 만약 있다면 공개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엡스타인 고객 명단'을 거론했다.

 

이는 엡스타인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용해 자신에게 쏠린 비난을 다른 유력 인사들에게 돌리려는 의도이자, 과거 엡스타인과 어울렸던 사실이 알려진 트럼프에게 "당신도 자유롭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 압박하고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정치적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머스크에게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 착취 범죄와 연루된 유력 인사들의 비밀스러운 네트워크를 상징하는 단어이자, 트럼프와의 갈등 국면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무기'로 활용된 것이다.

 

2. '엡스타인'이 '비밀 네트워크'의 상징이 된 배경

 

'엡스타인'이라는 이름이 단순한 범죄자를 넘어 '미성년자 성 착취에 연루된 유력 인사들의 비밀 네트워크'라는 끔찍한 상징으로 굳어진 데에는 몇 가지 핵심 요인이 있다.

 

첫째, 엡스타인의 범죄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철저하게 조직되고 계획된 '성 착취 시스템'이었다. 그는 미성년자나 사회적으로 취약한 소녀들을 돈으로 유인하여 성적으로 착취하고 다른 '고객'에게 제공하는 체계적인 인신매매 네트워크를 운영했다. 뉴욕, 파리, 팜비치 별장, 그리고 특히 카리브해에 위치한 그의 사유지 '리틀 세인트 제임스' 섬은 범죄의 주요 무대였으며, 이 섬은 '소아성애자의 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비밀스러운 범죄 네트워크의 상징적 공간이 되었다.

 

둘째, 기슬레인 맥스웰의 존재는 이 사건이 단순 범죄가 아닌 '네트워크'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영국의 유명 언론 재벌의 딸인 그녀는 엡스타인의 오랜 동료이자 연인으로서, 자신의 높은 사회적 지위와 인맥을 이용해 상류층 인사들을 엡스타인에게 연결하고 미성년자들을 물색하고 유인하는 '마담' 역할을 수행했다. 그녀의 유죄 판결은 엡스타인의 범죄가 거대한 공모 하에 이루어졌음을 법적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셋째, '엡스타인 명단' 또는 '고객 명단'의 존재는 대중이 '엡스타인''비밀 네트워크'와 동일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엡스타인의 개인 비행기('로리타 익스프레스'라는 별칭으로 불림) 탑승 기록과 개인 주소록에는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같은 전직 미국 대통령부터 영국의 앤드루 왕자, 세계적인 과학자, 할리우드 스타, 유력 기업인 등 수많은 유명 인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명단에 이름이 있다는 것이 범죄 가담의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엡스타인의 범죄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들이 과연 엡스타인과 어울리며 무엇을 했는가?"라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법원 명령에 따라 관련 문서들이 일부 공개될 때마다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넷째, 엡스타인의 석연치 않은 죽음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2019년 뉴욕 연방 교도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미국 최고 수준의 보안 시설에서 감시 소홀 등의 이유로 발생하여 "거물급 인사들이 연루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그가 살해당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엡스타인은 스스로 죽지 않았다(Epstein didn't kill himself)"라는 밈(meme)이 인터넷을 휩쓴 것은 이러한 대중의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비밀 네트워크'의 실체는 영원히 미궁에 빠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엡스타인'이라는 이름은 더욱 강력한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엡스타인'은 한 개인의 이름을 넘어 부와 권력을 방패 삼아 미성년자를 착취하고 법의 심판마저 피해 가는 거대하고 부패한 '그림자 권력' 또는 '비밀 네트워크'를 상징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3.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 전개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의 관계는 과거 협력적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던 시절, 머스크는 백악관 자문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며, 트럼프는 머스크를 '천재'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가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결정하자 환경 문제를 중시하는 머스크가 이에 반발하며 자문위원회에서 사임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첫 균열이 생겼다.

 

이후 머스크가 트위터(X)를 인수한 후,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영구 정지되었던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시켰으나, 트럼프는 자신이 만든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집중하겠다며 트위터 복귀를 거부했다.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머스크는 공화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드라마를 몰고 다닌다"며 대통령이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트럼프는 머스크를 "헛소리꾼(Bullshit artist)"이라고 비난하며 머스크가 자신의 도움을 구걸했던 일화들을 폭로하는 등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

 

최근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은 주로 정책 문제에서 시작되었으나, 머스크가 X"트럼프가 엡스타인 파일에 있다"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개인적인 비난으로 번졌다. 이 게시물은 트럼프와 머스크 측근들을 놀라게 했으며, 이 불화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트럼프 측은 머스크의 주장을 "불행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머스크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에 자신이 원하는 정책이 포함되지 않아 불만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정부 사업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고, 머스크는 트럼프의 탄핵을 요구하고 SpaceX Dragon 우주선 퇴역 및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를 언급하며 맞섰다. 그러나 이후 머스크는 SpaceX Dragon 우주선 퇴역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양측 측근들은 평화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빌 애크먼과 같은 투자자들도 두 사람이 "위대한 조국을 위해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금요일에 두 사람 간의 전화 통화가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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