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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주부교실 교통문화 개선 시민토론회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에서 사람중심의 교통정책으로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사업국장
1. 교통사고 왕국과 사회적 해악
OECD국가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아직도 후진국형 교통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여년동안 우리는 25만명에 이르는 무고한 국민들이 자동차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으며, 6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장애와 교통사고의 휴유증으로 고통받아 왔다. 말그대로 ‘교통사고 왕국’ 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70년 산업화 도시화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결과로 마이카의 꿈이 실현되었고, 한편으로 도시환경(도시 대기환경문제의 60%가 자동차 매연)의 악화와 교통체증에 따른 엄청난 사회적 비용지불, 그리고 교통사고에 따른 엄청난 인명피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즉, 자동차는 우리에게 편리함과 경제성 등 많은 이익을 제공해 왔지만,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해악이 커진 것이다.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교통사고 왕국’이라는 오명을 달고있는 사이에도 교통문제의 책임주체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항상 국민 개개인의 책임으로 강제됐다. 국가 책임은 없고 국민개개인의 의무만 묻는 바로 이런 ‘묻지마 교통정책’은 우리나라 교통문화 수준을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한 족쇄 역할을 해 왔다.
2. 교통문화와 교통정책
1986년에 이루어진 오래된 자료하나를 인용해보면, 뉴욕 중심부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30초당 22보에서 23보, 그리고 일본 도꾜의 긴자거리는 27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울 중심부의 걸음 속도는 무려 238보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미국과 일본사람보다 보다 1.5배의 속도로 거리를 누비고 있다는 얘기다.
속도는 곧 성장과 발전이라는 논리는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경제성장 논리와 맞물려 전체 사회를 ‘빨리 빨리 신드롬’으로 다그쳐 왔고, 속도문화가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규범으로 강요되어 왔던 것이다.
자동차 2천만대 시대를 앞두고 앞만보고 달려오던 우리사회가 최근에와서야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속도문화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교통문제의 심각성을 깨닿고 ‘교통문화’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통문화’에 대한 개념을 쉽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사람과 화물의 이동과 관련하여 인간이 가지는 신념 또는 행동양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교통문화’를 ‘이동과 관련한 인간이 가지는 신념 또는 행동양식’이라 했는데 그렇다면 이런 교통문화에 가장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통정책’이다. 즉 어떤 교통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그 나라와 도시는 다양한 교통문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3. 교통문화 개선의 한계
최근들어, 우리도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에서 수요를 억제하고 시내버스 등의 대중교통중심의 교통정책을 통해 교통문화 전반을 개혁하려는 일부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아울러, 일반시민들도 교통사고에 대한 심각성을 깨닿기 시작하고 있고, 교통문화를 개선해야된다는 공론형성이 일고 있는 듯 하다.
그 사례로 안전띠 착용 생활화와 교통사고 위반신고보상금제, 비노출단속, 사고요인행위 집중단속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올해만도 교통단속을 강화 등 각종 교통안전대책에 힘입어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6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54명보다 2001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련의 변화는 언어에서도 나타난다. 80년대 이전까지만해도 교통문화란 단어는 일반화되어있지 않았다. 그때까지만해도 ‘교통질서’나 ‘국민의식’이라는 개별적이고 관변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밖에 없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일부시민단체와 학자들이 교통문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실질적인 교통문화의 개선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범국가적인 교통정책 방향의 수정이나 제도개선 등의 근본적인 교통문화 개혁을 위한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일부 운전자들의 반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교통사고를 줄이려는 단속일변도의 행정과 여전히 고수되고 있는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 등은 근본적인 교통문화 개선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특히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여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교통문화 개선정책은 초보단계에 그치고 있으며, 시민참여에 기반한 자율과 성숙한 시민의식에 의한 교통문화 개선 움직임은 미비한게 현실이다.
4. 교통문화 개선의 가능성
다행스럽게도 대중교통 정책 등 사람중심의 교통정책이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보다 우수하고 효율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도시를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변화된 교통문화에 대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심각한 배기가스로 자동차의 운행을 중지시키는 경우는 허다하고, 과거 자동차가 다니던 길을 좁히고 사람이 다니는 인도를 넓히는 경우, 자동차 통행을 막고 자전거와 시내버스만의 길을 만드는 등의 상식을 띄어넘는 교통정책을 도입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네덜란드의 암스텔담, 독일이나 스위스 등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부터 브라질의 쿠리티바에 이르기까지 시민적 지지 속에서 자가용 승용차에 대한 억제가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중심의 교통정책, 강력한 교통정책과 정부 및 행정기관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해 자발적인 시민의식, 교통문화를 견인한다는 점이다.
5. 삶의 질의 척도가 되는 교통문화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도시교통문제를 푼 나라와 도시는 없다고 한다. 그럴법도한게 도로율이 도시절반가까이 되는 로스엔젤레스나 시카코, 보스턴 등의 미국의 도시들도 90년대를 넘어서면서 대중교통 시스템을 대폭 보완하고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시민의식이 높은 선진국은 곧 교통문화가 높은 도시인가, 꼭 그렇치만은 않다는 점이다. 브라질의 꾸리찌바란 도시는 시내버스 중심의 교통정책을 펴, 시내버스 수송분담율이 85%나 되고 도시전반의 삶의 질도 상대적으로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콜럼비아의 수도 보고타란 도시는 꾸리찌바의 교통시스템을 그대로 벤치마킹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하고, 얼마전부터는 서울시도 최근에 꾸리찌바의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한 교통시스템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면서 몇가지 부분에서는 성과를 예약하고 있기도 하다. 대전시가 얼마전에 발표한 시내버스중앙전용차로제나 무료환승시스템 등은 꾸리찌바가 이미 오래전부터 도입한 대표적인 교통정책 중의 하나이다.
6.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몇가지 방안
어떤 교통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을 가늠하는 ‘교통문화 척도’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교통문화를 개선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지금까지는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천문학적인 재원을 들여 도로를 확장하고 개설하고, 고가도로를 만드는 등의 무분별한 공급위주의 교통정책과 시민의식과 운전자의식 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방법에 치중해왔다.
먼저, 교통문화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와 대전시의 교통정책 방향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으로는 절대 교통문화의 획기적 개선이뤄내기 어려우며, 아울러 도시교통문제도 해결 못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자동차 중심의 공급위주의 교통정책에서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미비한 법규 및 혼란을 초래하는 갈팡질팡하는 교통안전 관련 규정도 바람직한 교통문화 형성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개정되어야 한다.
<사례> 1. 신호등 없는 교차로의 직진차량과 좌회전차량의 통행우선 순위
(한국 - 선진입한 차량이 우선
영국 - 직진차량이 우선)
2. 횡단보도 규정
(한국 - “차량은 보행자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모호한 표현
영국 -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들어서면 모든 차량은 “정지해야 한다”고 명시하여 보행자를 보호하고 사고를 예방)
3. 교통위반 신고 보상금제 - 2003년 폐지검토
셋째, 교통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등의 물리적인 안전시설물이 완벽하게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교통문화를 견인하기 위한 보행권확보 정책 등이 계획성 있게 이루어져야 하며, 아울러 공사장 안전 등의 기반환경이 갖추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사례> 1. 교차로 진행바향 노면표시 설치기준
(한국 - 100~200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도록 규정
일본 - 30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도록 규정)
2. 진입금지 표지판 설치기준
(한국 - 도로의 우측 1개소에 설치
도로의 좌우 양측 2개소에 설치)
3. 도로, 건물 등 각종 공사장 현장 보행환경 안전시설
(한국 - 설명안드려도 실감하실 것임)
4.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 88고속도로(교통사고 빈발도로)
넷째, 교통문화 및 질서를 견인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례> 1. 자동차운전면허증 취득 / 당사장가 더 잘 알것임
2. 유치원, 초등학교 교통안전교육 / 교육과정에 없음
3. 교정교육의 문제 / 정지처분일수를 감경받는 수단으로 활용
4. 교통홍보의 문제 / 협찬에 의존하면서 체계성 상실, 개인의 문제로 치부
5. 교통방송의 문제 / 전문성 부족, 자동차 중심의 교통안내 방송, 무질서 조장(?)
끝으로, 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 정책의 기본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교통안전법의 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그동안 교통안전법은 우리나라 교통안전정책의 기본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항이나 내용이 혼재되어 있고 필수조항이 누락되는 등 체계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모법 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교통안전 및 교통문화의 근본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하며, 기존의 교통안전법의 적용대상이 신호등, 표지판 따위의 교통안전시설에 국한되었으나 앞으로는 도로, 교각 등 교통시설 전반을 포함한 발주 및 시공자와 관리자의 안전에 대한 의무가 법적으로 규정되어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사례>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관련한 업무 경찰청과 시청 이원화
(예산부족, 절차복잡, 사후관리 부실 등)
7. 편협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은 교통문제를 푸는 대안으로 “도로 확충”을 생각했다. 도로가 늘어나면 체증이 줄고 교통혼잡문제를 풀릴 것 같은 그럴듯한 논리는 아직도 많은 교통계획가들과 정책담당자들의 이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교통학에서는 이미 브라에스의 역설이라는 이론으로 “도로가 넓어지면 체증이 심화된다”는 것이 입증된바 있다. 수요추수형 교통정책은 <도로 확장 - 교통량 증가 - 체증 심화 -새로운 도로 확장>의 악순환을 반복할 뿐이다.
‘자가용 중심의 교통’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한 우리의 교통은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 던지지 못한다. 교통에 대한 철학과 발상의 전환만이 난마처럼 얽힌 교통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며, 교통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최선이 방안이 될 것이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에서 사람중심의 교통정책으로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사업국장
1. 교통사고 왕국과 사회적 해악
OECD국가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아직도 후진국형 교통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여년동안 우리는 25만명에 이르는 무고한 국민들이 자동차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으며, 6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장애와 교통사고의 휴유증으로 고통받아 왔다. 말그대로 ‘교통사고 왕국’ 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70년 산업화 도시화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결과로 마이카의 꿈이 실현되었고, 한편으로 도시환경(도시 대기환경문제의 60%가 자동차 매연)의 악화와 교통체증에 따른 엄청난 사회적 비용지불, 그리고 교통사고에 따른 엄청난 인명피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즉, 자동차는 우리에게 편리함과 경제성 등 많은 이익을 제공해 왔지만,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해악이 커진 것이다.
80년대 이후 지금까지 ‘교통사고 왕국’이라는 오명을 달고있는 사이에도 교통문제의 책임주체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항상 국민 개개인의 책임으로 강제됐다. 국가 책임은 없고 국민개개인의 의무만 묻는 바로 이런 ‘묻지마 교통정책’은 우리나라 교통문화 수준을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한 족쇄 역할을 해 왔다.
2. 교통문화와 교통정책
1986년에 이루어진 오래된 자료하나를 인용해보면, 뉴욕 중심부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30초당 22보에서 23보, 그리고 일본 도꾜의 긴자거리는 27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울 중심부의 걸음 속도는 무려 238보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미국과 일본사람보다 보다 1.5배의 속도로 거리를 누비고 있다는 얘기다.
속도는 곧 성장과 발전이라는 논리는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경제성장 논리와 맞물려 전체 사회를 ‘빨리 빨리 신드롬’으로 다그쳐 왔고, 속도문화가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규범으로 강요되어 왔던 것이다.
자동차 2천만대 시대를 앞두고 앞만보고 달려오던 우리사회가 최근에와서야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속도문화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교통문제의 심각성을 깨닿고 ‘교통문화’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통문화’에 대한 개념을 쉽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사람과 화물의 이동과 관련하여 인간이 가지는 신념 또는 행동양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교통문화’를 ‘이동과 관련한 인간이 가지는 신념 또는 행동양식’이라 했는데 그렇다면 이런 교통문화에 가장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통정책’이다. 즉 어떤 교통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그 나라와 도시는 다양한 교통문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3. 교통문화 개선의 한계
최근들어, 우리도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에서 수요를 억제하고 시내버스 등의 대중교통중심의 교통정책을 통해 교통문화 전반을 개혁하려는 일부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아울러, 일반시민들도 교통사고에 대한 심각성을 깨닿기 시작하고 있고, 교통문화를 개선해야된다는 공론형성이 일고 있는 듯 하다.
그 사례로 안전띠 착용 생활화와 교통사고 위반신고보상금제, 비노출단속, 사고요인행위 집중단속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올해만도 교통단속을 강화 등 각종 교통안전대책에 힘입어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6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54명보다 2001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련의 변화는 언어에서도 나타난다. 80년대 이전까지만해도 교통문화란 단어는 일반화되어있지 않았다. 그때까지만해도 ‘교통질서’나 ‘국민의식’이라는 개별적이고 관변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밖에 없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일부시민단체와 학자들이 교통문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실질적인 교통문화의 개선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범국가적인 교통정책 방향의 수정이나 제도개선 등의 근본적인 교통문화 개혁을 위한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일부 운전자들의 반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교통사고를 줄이려는 단속일변도의 행정과 여전히 고수되고 있는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 등은 근본적인 교통문화 개선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특히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여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교통문화 개선정책은 초보단계에 그치고 있으며, 시민참여에 기반한 자율과 성숙한 시민의식에 의한 교통문화 개선 움직임은 미비한게 현실이다.
4. 교통문화 개선의 가능성
다행스럽게도 대중교통 정책 등 사람중심의 교통정책이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보다 우수하고 효율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도시를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변화된 교통문화에 대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심각한 배기가스로 자동차의 운행을 중지시키는 경우는 허다하고, 과거 자동차가 다니던 길을 좁히고 사람이 다니는 인도를 넓히는 경우, 자동차 통행을 막고 자전거와 시내버스만의 길을 만드는 등의 상식을 띄어넘는 교통정책을 도입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네덜란드의 암스텔담, 독일이나 스위스 등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부터 브라질의 쿠리티바에 이르기까지 시민적 지지 속에서 자가용 승용차에 대한 억제가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중심의 교통정책, 강력한 교통정책과 정부 및 행정기관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해 자발적인 시민의식, 교통문화를 견인한다는 점이다.
5. 삶의 질의 척도가 되는 교통문화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도시교통문제를 푼 나라와 도시는 없다고 한다. 그럴법도한게 도로율이 도시절반가까이 되는 로스엔젤레스나 시카코, 보스턴 등의 미국의 도시들도 90년대를 넘어서면서 대중교통 시스템을 대폭 보완하고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시민의식이 높은 선진국은 곧 교통문화가 높은 도시인가, 꼭 그렇치만은 않다는 점이다. 브라질의 꾸리찌바란 도시는 시내버스 중심의 교통정책을 펴, 시내버스 수송분담율이 85%나 되고 도시전반의 삶의 질도 상대적으로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콜럼비아의 수도 보고타란 도시는 꾸리찌바의 교통시스템을 그대로 벤치마킹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하고, 얼마전부터는 서울시도 최근에 꾸리찌바의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한 교통시스템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면서 몇가지 부분에서는 성과를 예약하고 있기도 하다. 대전시가 얼마전에 발표한 시내버스중앙전용차로제나 무료환승시스템 등은 꾸리찌바가 이미 오래전부터 도입한 대표적인 교통정책 중의 하나이다.
6.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몇가지 방안
어떤 교통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을 가늠하는 ‘교통문화 척도’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교통문화를 개선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지금까지는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천문학적인 재원을 들여 도로를 확장하고 개설하고, 고가도로를 만드는 등의 무분별한 공급위주의 교통정책과 시민의식과 운전자의식 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방법에 치중해왔다.
먼저, 교통문화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와 대전시의 교통정책 방향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으로는 절대 교통문화의 획기적 개선이뤄내기 어려우며, 아울러 도시교통문제도 해결 못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자동차 중심의 공급위주의 교통정책에서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 미비한 법규 및 혼란을 초래하는 갈팡질팡하는 교통안전 관련 규정도 바람직한 교통문화 형성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개정되어야 한다.
<사례> 1. 신호등 없는 교차로의 직진차량과 좌회전차량의 통행우선 순위
(한국 - 선진입한 차량이 우선
영국 - 직진차량이 우선)
2. 횡단보도 규정
(한국 - “차량은 보행자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모호한 표현
영국 -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들어서면 모든 차량은 “정지해야 한다”고 명시하여 보행자를 보호하고 사고를 예방)
3. 교통위반 신고 보상금제 - 2003년 폐지검토
셋째, 교통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등의 물리적인 안전시설물이 완벽하게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교통문화를 견인하기 위한 보행권확보 정책 등이 계획성 있게 이루어져야 하며, 아울러 공사장 안전 등의 기반환경이 갖추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사례> 1. 교차로 진행바향 노면표시 설치기준
(한국 - 100~200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도록 규정
일본 - 30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도록 규정)
2. 진입금지 표지판 설치기준
(한국 - 도로의 우측 1개소에 설치
도로의 좌우 양측 2개소에 설치)
3. 도로, 건물 등 각종 공사장 현장 보행환경 안전시설
(한국 - 설명안드려도 실감하실 것임)
4.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 88고속도로(교통사고 빈발도로)
넷째, 교통문화 및 질서를 견인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례> 1. 자동차운전면허증 취득 / 당사장가 더 잘 알것임
2. 유치원, 초등학교 교통안전교육 / 교육과정에 없음
3. 교정교육의 문제 / 정지처분일수를 감경받는 수단으로 활용
4. 교통홍보의 문제 / 협찬에 의존하면서 체계성 상실, 개인의 문제로 치부
5. 교통방송의 문제 / 전문성 부족, 자동차 중심의 교통안내 방송, 무질서 조장(?)
끝으로, 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 정책의 기본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교통안전법의 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그동안 교통안전법은 우리나라 교통안전정책의 기본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항이나 내용이 혼재되어 있고 필수조항이 누락되는 등 체계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모법 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교통안전 및 교통문화의 근본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규정해야 하며, 기존의 교통안전법의 적용대상이 신호등, 표지판 따위의 교통안전시설에 국한되었으나 앞으로는 도로, 교각 등 교통시설 전반을 포함한 발주 및 시공자와 관리자의 안전에 대한 의무가 법적으로 규정되어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야 한다.
<사례>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관련한 업무 경찰청과 시청 이원화
(예산부족, 절차복잡, 사후관리 부실 등)
7. 편협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은 교통문제를 푸는 대안으로 “도로 확충”을 생각했다. 도로가 늘어나면 체증이 줄고 교통혼잡문제를 풀릴 것 같은 그럴듯한 논리는 아직도 많은 교통계획가들과 정책담당자들의 이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교통학에서는 이미 브라에스의 역설이라는 이론으로 “도로가 넓어지면 체증이 심화된다”는 것이 입증된바 있다. 수요추수형 교통정책은 <도로 확장 - 교통량 증가 - 체증 심화 -새로운 도로 확장>의 악순환을 반복할 뿐이다.
‘자가용 중심의 교통’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한 우리의 교통은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 던지지 못한다. 교통에 대한 철학과 발상의 전환만이 난마처럼 얽힌 교통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며, 교통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최선이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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