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충청이 살면 대한민국이 산다"고 선언하며, 대전을 '과학수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로부터 혁신도시 세계 6위, 아시아 1위로 평가받는 대전의 위상과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다.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박사의 제안은 이러한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있다. 대전 지역사회의 특징과 당면 과제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이재명 후보의 공약과 연계하여 정리해 보고자 한다.
대전·충청의 현황 진단 : 빛과 그림자
대전과 충청권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0.7%, GDP의 10.6%를 차지하며, 특히 국가 연구개발 투자의 15.6%가 집중된 명실상부한 과학기술의 중심지다. 대덕연구개발특구는 9만 6천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과 12조 원에 달하는 R&D 비용을 기반으로 지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지표 이면에는 여러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의 고영주 박사는 충청권이 글로벌 대기업 및 유니콘 기업 부재, 민간 VC 투자 취약, 스타트업의 글로벌 스케일업 경험 부족 등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덕특구의 우수한 기술력이 충청권의 주력 산업인 바이오(충북), 디스플레이(충남)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어 광역적 협력 또한 취약하다.
또한 KAIST를 제외한 지역 국립대학들은 연구를 위한 '임계 질량' 이하의 교수진 규모로 인해 고급 인재 양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안정적 소득층이 많은 반면 제조업 비중이 낮고, 신도시와 원도심 간 격차가 큰 대전의 이질적인 도시 특성과 맞물려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남는다.
충청권 혁신 클러스터 전환을 위한 정책 제안
고영주 박사는 이재명 후보의 '충청권 글로벌 첨단산업벨트 구축' 공약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파격적인 재정 확충과 5대 플래그십 프로그램(FP) 추진을 핵심으로 제안하고 있다.
첫째, 획기적인 재정 투자와 자율성 강화다.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를 임기 중 5배 규모로 증액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여 지역 주도의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충청권 글로벌 첨단산업벨트 구축에 정부 10조 원, 민간 100조 원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 내자고 제안하고 있다.
둘째, 5대 플래그십 프로그램을 통한 혁신 생태계 구축이다. 이는 대덕특구의 기술과 충청의 산업을 연결하는 가칭 '충청첨단산업기획원' 설립,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촉진하는 가칭 '충청융합실증원' 설립, 해외 VC와 연계하여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글로벌 연구·혁신·투자 생태계 구축, 기존 산업단지의 첨단·탄소중립 전환, 그리고 청주 국제공항 확충과 광역 대중교통망 구축을 포함한다. 이는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 글로벌 진출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체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재 양성과 문화 조성을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혁신 클러스터의 성공은 결국 사람에 달려있다. 고영주 박사는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수의 안정적 연구를 위해 비경쟁적 기본 연구비를 지원하고, 정부출연연구소에 여성 및 외국인 인재 채용 비율을 의무화하여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지역 국립대를 연합하여 개방형 융합 캠퍼스를 조성하고, 전 주기적 후속세대 양성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대전이 과학수도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시민의 삶과 문화 속에 녹아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대전의 과학축제를 글로벌 행사로 확대하고, 과학과 예술을 접목하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과학기술을 연결하는 노력을 통해 '글로벌 과학문화 선도 지역'으로 나아가갈 것을 제안했다.
결론적으로 고영주 박사의 제안은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과학수도 대전'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행 계획이다. 단절된 기술과 산업을 연결하고, 취약한 금융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인재와 문화를 함께 육성하는 통합적 접근을 통해 대전과 충청권이 대한민국의 심장을 넘어 세계 최고의 혁신 클러스터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