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서울대학교 시진핑 자료실 폐쇄주장, 좀 뜬금없다.
서울대학교에 시진핑 중국주석의 이름을 딴 자료실이 있었다는 것을 필자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나경원 의원의 주장처럼, 최근의 반중 정서와 특정 국가 정상의 이름을 딴 자료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대학교 내에 존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대학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관점에서 서울대학교 내 시진핑 자료실의 철거를 주장하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서울대학교 시진핑 자료실은 2014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답례방문 등의 양국 간 활발한 교류 협력이라는 당시의 외교적 맥락 속에서 설치되었습니다. 따라서 나경원 의원의 자료실 폐쇄 요구는 최근의 한중 관계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과거의 외교적 결과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경원 의원의 주장에 일부 설득력이 있다 하더라도, 2014년 설치 당시(박근혜 정부)에는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다가 현재에 이르러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공당의 정치인으로서 일관성 있는 태도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서울대학교의 시진핑 자료실 설치는 외교적 합의의 결과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공당의 유력 정치인인 나경원 의원이 반중 정서를 명분 삼아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입장을 번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10년 전 자료실 설치 당시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현재 반중 정서를 빌미로 철거를 요구하는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과거와 현재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입장 변화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습니다.